코스닥지수가 큰 폭으로 조정받은 5일 일부 종목의 거래가 2시간 늦어지는
심각한 매매지연사태가 발생했다.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시세확인이 늦어지자 겁에 질린 일부 투자자들은
하한가에 무더기로 매물을 던져 고질적인 거래지연이 업친데겹친격으로
악재로 작용했다.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전산용량 부족으로 새해 첫개장일인 지난 4일
40분 이상 거래가 지연된데 이어 5일에도 일부 종목의 경우 1~2시간 매매지연
사태가 일어났다.

특히 5일에는 시장주도주인 한글과컴퓨터 하나로통신 새롬기술 로커스등
인터넷.정보통신 관련주에 주문이 폭증, 투자자들은 장초반부터 시세를
모르고 주문을 내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거래량 1위를 차지한 하나로통신과 5위인 한글과컴퓨터는 매매주문이
한꺼번에 몰려 시세 및 매매체결 확인이 더욱 늦어졌다.

상한가가 무너지면서 매수와 매도공방의 치열하게 전개됐던 하나로통신은
오전에 이미 단일종목 하루처리용량인 10만건의 주문이 접속돼 전산용량이
과부화상태에 들어갔다.

오후들어 지연시간은 2시간 20분으로 늘어 코스닥증권시장(주)에 투자자들의
항의전화가 이어졌다.

한글과컴퓨터도 거래지연 시간이 30분에서 1시간 이상으로 길어졌다.

새롬기술 로커스 가산전자등은 30~40분 매매가 지연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코스닥시장의 고질적인 매매지연이 주가하락을 부추긴
측면이 강하다"며 "사상최악의 미국 나스닥지수 폭락으로 가뜩이나 투자심리
가 위축된 상태에서 매매지연이 계속 발생하면 시장의 에너지는 급속히
고갈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김태철 기자 synerg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