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독감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5일이후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한 독감환자는 요즘 예년보다 2~3배
늘어 소아과에는 어린이 환자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성인들이 찾는 호흡기내과에도 환자가 몰려 전체 외래환자의 8%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이미 지난달 31일 독감주의보를 발령했다.

독감주의보는 독감증상을 보이는 외래환자가 5%를 넘을때 내리는 조치.

지독해진 독감의 예방과 대처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 원인과 증상 =독감은 감기와는 다르다.

감기는 라이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등 수십여종의 바이러스가 단독
또는 혼합해 감염시키는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감기는 성인의 경우 한해에 3~4회 정도 앓고 증상이 가벼워 특별한 후유증
이 남지 않는다.

반면 독감은 열과 함께 심한 근육통(일명 몸살)이 생기는 등 전신증상이
나타난다.

콧물이 나고 목구멍이 따갑고 기도가 막히며 가래도 나온다.

특히 근육통으로 팔 다리 허리 등이 눈물이 날 정도로 쑤신다.

젊고 튼튼한 성인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으나 체력과 질병에 대한 저항력
이 낮은 노인이나 어린이, 성인병에 걸린 사람의 경우는 독감 후유증으로 큰
고생을 하게 된다.

심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 전염과 예방 =독감은 주로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전염된다.

따라서 환자와의 접촉을 피하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이미 예방주사를 맞은 사람도 안심해서는 안된다.

원래 A형 독감은 짧은 주기(2~3년), B형 독감은 긴 주기(3~6년)로 유행을
되풀이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들 독감이 해마다 변신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로인해 예방주사의 항원적중률이 떨어지고 예방주사를 맞았어도 독감에
걸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독감예방주사 백신은 매년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항원을 세계보건
기구(WHO)에서 지역별로 예측해 제조한다.

지구촌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독감 바이러스도 변종이 많이 생겨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예방접종을 맞으면 직장이나 가정 등 해당집단에서의 독감 발생률이
낮아지고 접종을 받지 않은 경우에 비해 증상이 확실히 약화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예방접종을 받더라도 3주가 지나야 항체가 생겨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요즘은 백신물량이 부족해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게 큰 문제가 되고 있다.

<> 치료와 대처 =한창 유행인 독감을 방어할수 있는 치료제로는 아만타딘이
꼽힌다.

항바이러스제제이자 파킨슨병치료제인 이약은 주로 A형 독감에 효과가
있고 1세 이하의 영아에는 처방되지 않는다.

아만타딘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사람세포에 달라붙는 것을 억제하는데
독감증상이 나타난후 48시간내에 투여하면 증상이 완화되고 빨리 낫는데
도움이 된다.

이밖에 리만타딘도 있으나 국내서는 아직 허가되지 않았다.

또 독감에 걸리면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과 같은 해열진통제 <>코의
충혈과 콧물을 해소해 주는 히스타민제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주는
항산화제인 비타민A.C와 베타카로틴 등을 먹는게 좋다.

독감 수두 천연두 등의 열성 질환을 앓는 어린이가 아스피린을 먹으면
중추신경계 이상을 가져와 구토 등의 부작용이나 심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피하는게 좋다.

의학적으로 확증되지는 않았지만 독감 초기 2~3일동안 아연을 하루 1백mg씩
복용하면서 구리도 2~3mg씩 같이 섭취하면 항체생성이 촉진돼 독감에서 빨리
회복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아연은 굴 부추 체다치즈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물을 많이 먹으며 <>습도를 높이고 <>손발을
자주 씻고 <>양치질을 자주 하는 것 등은 기본수칙이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