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석학 기 소르망은 "21세기는 정보통신 및 인터넷 기술의 발전으로
20세기와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인터넷 혁명을 비롯한 과학기술은 도전의 대상이며 이는 인류로 하여금
이전에 볼수 없던 형태의 이상향을 추구하는 동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통적인 국가 대신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는 신 공동체의식의
출현도 언급했다.

정치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활발한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를
블로뉴 비양쿠루에 있는 자택에서 만났다.

-21세기는 20세기와 근본적으로 어떻게 다를 것으로 보는가.

"1백년전 그 누구도 20세기가 오늘의 모습으로 발전하리라고 예측하지
못했다.

당시 많은 학자들이 역사와 과학적 사고를 토대로 새로운 시대의 조류를
예언했지만 결과는 이들의 예측대로 되지 않았다.

21세기 전망은 겸손한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

지난 세기 인류가 겪은 재앙의 근본적 원인은 바로 겸손하게 세상을 보는
시각의 부족이라고 본다.

21세기는 이데올로기의 투쟁이었던 20세기와 달리 새로운 유토피아를
추구하는 다양한 모습의 이상향주의가 모습을 나타낼 것같다.

뉴 유토피아의 구조와 형태나 대해서 아직 예측하기 어려우나 정치, 종교,
사회 등 여러 분야의 이상향 추구주의가 나타날 것이다"

-새 이상향주의의 모습은.

"새로운 이상향주의가 20세기를 지배한 사상과 대립.충돌하지는 않는다.

세계의 지구촌화는 전통적 국가(State Nation)의 의미를 퇴색시킬 것이다.

21세기 지구촌인들의 공동체 의식은 국적개념을 뛰어 넘어 자신들이
추구하는 이상향과 공통적 관심사를 중심으로 형성되리라 믿는다.

이미 현실로 나타난 비정부기구(NGO) 등장에서도 보듯이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과거의 지리적 또는 국가적 공동체 의식 변화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본다"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있다면.

"정치 사회적 측면보다 과학기술 분야를 전망하는 것이 더 쉽다.

지금 우리는 인터넷 혁명 시대를 살고 있다.

이는 과거 전기발명에 비교된다.

이제 겨우 초기 단계에 불과한 인터넷 혁명은 경제 및 정치.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탄생시킬 것이다.

19세기 마르크스주의도 그 시대 기술 발전의 소산이다.

새로운 에너지와 기계의 발명이 산업에 적용되면서 따르는 사회적 현상과
결과가 마르크스주의를 낳았으다.

이는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발전했다.

따라서 과학기술의 발전과 사상 조류의 변화는 서로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21세기는 정보통신 및 인터넷 기술 발전으로 20세기와는 다른 그 시대에
부합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게 될 것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고 변화를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19세기 낭만주의자들도 전기발명을 두려워했다.

인류의 발전과 기술혁명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인터넷 혁명과 같은 과학기술은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도전해야 할
대상이다.

정보통신기술로 앞으로 사라질 직업도 있지만 새로 나타날 직업도 있다.

또한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쳐 경제 및 사회구조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과학기술 발전이 세상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부조리하지만 정보통신 혁명으로 나타날 21세기 새로운 사회상은 매우
흥미로운 것임에 틀림없다"

-미래의 노조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 것인가.

"기술 발전과 근로조건 개선으로 오늘날 노동자의 삶은 20세기 초반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됐다.

21세기엔 노조의 모습도 다를 것으로 본다.

물론 오늘과 비슷한 단체조직은 존재하겠지만 노조의 구조와 기능은 다를
것이다.

그리고 노조의 단체행동 방법도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 발달로 기업구조가 새로운 산업과 경제구조에 부합하는 모델로
바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 등장으로 지리적으로 한곳에 모여서 하는 거리 시위나 파업도
사라질 것이다.

그대신 인터넷을 통한 보이코트나 항의가 새로운 단체행동 방법으로 나타날
것이다.

미래의 노조는 그 개념에 있어서도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미래의 근로자들은 이미 미국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처럼 고용주에
대한 노동자의 항의 보다는 삶의 질을 위한 환경보호 및 아동보호, 여권신장
같은 이슈를 중심으로 모이게 될 것이다"

- 최신작 새로운 자유주의적 해결방법의 반응이 좋은데.

"지난 15년간의 자유주의 진행 과정을 종합 검토하자는 뜻에서 새로운
자유주의적 문제해결을 집필했다.

당시에 비해 어떤 것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그렇지 않은지를 확인하고
그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를 알아 보자는 것이다.

사회주의는 지성혁명으로서의 가치는 있지만 현대사회가 추구해야할 이상적
정치모델로 보는 사람은 없다.

정치 독트린으로서의 사회주의는 죽었다.

새시대 정치 아이디어 창출 고민에 빠진 사회주의자들은 제3의 길이란
표현을 빌려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21세기를 사회주의가 지배하리라고
믿는 사람은 없다"

-신간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인도의 전통사상과 지혜를 통해 21세기의 이상적 사회 모델을 찾는 것으로
2월15일에 나올 예정이다.

본인은 가끔 미래사회를 지배할 사상이 무엇일까를 상상하기를 즐기는데
조만간 출판될 인도의 지혜가 바로 이런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그렇다고해서 지금까지 내가 주장해온 개방적 자유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주의를 보충할 수 있다고 본다.

정치.경제 분야외에도 응용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동양사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인터넷 혁명은 정치 및 사회적 반영(Reflexion)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이번 책에는 간디의 평화주의를 현대사회에 접목하고 또 인도 전통적 사고와
지혜를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해보자는 내용이 담겨있다"

<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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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1944년 프랑스 출생
<>파리국립행정대(ENA) 졸업
<>총리실 경제자문관
<>"르 피가로" 칼럼니스트
<>파리 정치대학원 교수
<>주요저서 "신국부론"(87) "자본주의의 종말"(95) "프랑스식 행복"(96)
"세계는 나의 민족"(97) 등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