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무게중심이 첨단기술주에서 전통적인 우량 제조주와 저평가주
로 바뀌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 증시로 빠르게 확산
되는 추세다.

새해들어 미 증시에서는 캐터필러 JP모건 3M 월마트 듀폰 엑슨모빌 월풀
프록터앤드갬블(P&G) 등 우량 제조 및 금융 화학 소매업종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기계장비업체인 캐터필러는 올들어 6일까지 나흘동안 9.7%
가 오르면서 우량주의 강세를 선도하고 있다.

반면 작년 한햇동안 급등했던 퀄컴 MCI월드콤 게이트웨이 델컴퓨터
루슨트테크놀로지 IBM 휴렛팩커드 등 첨단기술주들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있다.

지난해 S&P500 기업중 주가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퀄컴은 올들어 4일동안
20%나 하락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첨단주들의 주가가 과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그동안 소외돼 왔던 제조및 금융업종의 우량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푸르덴셜증권의 시장분석가 브라이언 피스코로우스키는 "실적을 위주로
기업가치를 중시하는 풍토가 되살아나고 있다"면서 "이같은 현상은 장기적
으로 미국 뿐아니라 세계증시에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시장분위기를 반영, 첨단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최근 3일동안
9.7%가 떨어졌다.

반면 전통적인 제조 및 금융주가 많이 포함된 다우지수는 최근 이틀연속
올라 지난 4일장의 폭락(3.2%하락)에서 회복되고 있다.

제조및 금융주의 약진과 첨단기술주의 약세는 유럽 아시아 증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6일 런던증시에서 식료업체인 어소시에이티드 브리티시 푸드와 디아지오그룹
등은 9%이상 오르면서 시장주도주로 떠올랐다.

또 바클레이즈은행 홍콩샹하이은행(HSBC) 등 금융주들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반면 브리티시 텔레콤 등 인터넷 정보통신등 첨단기술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증시에서도 도이체방크 등 금융주와 제조주들이 활기를 띄고
있는 반면 도이치텔레콤 만네스만 등 첨단주들은 힘을 잃고 있다.

도쿄증시에서도 첨단기술주들이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박영태 기자 py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