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학교 등록금이 새학기부터 1~2%수준 늘어나는데 반해 사립대학교는
두자릿수 올리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사립대를 다니는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또
깊은 한숨을 내 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사립대 등록금의 경우 문과는 그래도 조금 나은 편이다.

이공계나 의.치대의 경우는 보통 연간 6백만원이 넘는다.

인상되는 폭을 감안하면 등록금은 연간 7백만원을 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돈있는 가정이야 별 문제가 안될 것이다.

그러나 등록금 낼 때 "별 걱정없이 낸다"고 말하는 학우는 거의 본 적이
없다.

게다가 요즘엔 아르바이트마저 쉽지 않아 나름대로 학비를 조달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현실이다.

사학의 재정이 어렵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재정문제를 학생과 학부모들의 부담만으로 해결하려는 학교당국의
안일한 자세는 한마디로 적절한 자세가 아니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97년 12월 3일 나라경제가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에 들면서
실직자가 대량으로 발생했다.

또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실업자는 한때 2백만명으로 급증, 사상 초유의
실업사태를 보인 바 있다.

중산층은 거의 붕괴돼 국민 80%가 하류층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작년말께 정부는 "IMF를 졸업했다"고 선언했지만 어려운 사람은 여전히
많다.

그 여파로 대학마다 일찍 군에 입대하거나 자진 휴학하는 학우들이 크게
늘어 났다.

지방의 어느 대학은 학생들의 휴학률이 50%에 육박했다는 발표도 있었다.

이같은 현상은 모두 국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진 탓이다.

그런데도 사립대학은 그 고통을 함께 하지 못하겠다는 자세는 아닌 지.

이 겨울이 가고 새 봄이 오면 캠퍼스에선 또 얼마나 많은 학우들의 얼굴들을
못 보게 될까.

사립대 등록금 인상의 폭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해 주기를 정부와 학교에
강력히 촉구한다.

김도형 < 성균관대 법학과 1년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