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금융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대표적 시장금리인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두자릿수로 올라섰는가
하면 은행들은 예금과 대출 금리를 잇달아 인상, 수신경쟁에 나서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무척 염려스런 상황이 아닐수 없다.

지속적인 경기회복과 물가안정을 도모해야 할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우리경제로서는 고금리가 가장 경계하지 않으면 안될 정책변수 가운데
하나라는 점에서 우선 그같은 우려를 갖게 된다.

물가불안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긴축정책을 펴지않으면 안될 정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금리경쟁으로 금융권간 자금이동이 심화된다면 가뜩이나 불안한
자금시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그로 인해 금리상승의 악순환을 초래해 경제
전반에 심각한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도 없지않다.

예컨대 은행들의 금리인상으로 주식 또는 채권시장의 자금이탈이 심화된다면
당면한 금융불안 해소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않을 뿐만 아니라 마무리돼야할
금융및 기업구조조정을 오히려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

물론 시장여건을 도외시한채 인위적으로 저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주장은 결코 아니다.

특히 오는 2월8일 대우채 환매비율이 95%로 높아지는 것을 계기로 투신권
에서의 자금수급 불균형 우려가 가시지않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실세금리가
다소 상승하는 것은 불가피한 면도 없지않다.

또 당면한 경제상황을 감안한다면 시장금리의 일시적인 상승은 오히려
자연스런 현상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이다.

다만 그것이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지거나 고금리로 고착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10일 내놓은 투신대책은 단순히 투자심리의 안정차원이
아니라 만약의 경우까지를 염두에 두고 실효성있게 집행될수 있도록 확실한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또 정부의 대책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수는 없으며 당사자인 투신사들은
물론 기업과 금융기관들도 금융시장안정을 위해 협력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은행들의 금리인상도 그런 측면에서 좀더 신중히 판단해 볼 문제다.

가뜩이나 올해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은 편이고, 본격적인 경기회복세가
이어진다면 금리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게 많은 경제전문가들의 견해다.

금리를 포함한 정책변수의 운용이 무척 어려운 형국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은행들이 새해 벽두부터 금리인상 경쟁에 나서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설령 불가피한 인상요인이 발생했다 하더라도 최소한으로 억제하려는 노력이
절대 필요한 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