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코리아 2000] 제1부 : (8) '휴먼로봇,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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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까지 로봇이 가사를 대신한다"
일본 오무론사는 최근 애완용 로봇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3년안에 가정
로봇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청소하고 집 지키고 아이도 돌봐주는 로봇을 만들어 판매한다는 것이다.
마쓰시타는 지난해 3월 외로운 노인들을 위한 로봇을 제작했다.
이 로봇은 주인의 음성을 알아듣고 간단한 일상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집안에서 주인이 이동하는 쪽으로 따라가며 재롱을 부리기도 한다.
이 로봇은 노인들의 정신적인 안정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는게 마쓰시타
의 설명.
이 회사는 앞으로 노인복지를 위한 다양한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와세다대학 로봇연구팀은 혼다와 공동으로 오는 2002년 월드컵에서 실제
사람과 축구경기를 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로 했다.
뛰어다니는 것은 물론 공을 붙잡아 일정한 방향으로 패스하는 기술도 능숙
하게 처리하도록 할 예정이다.
일본은 지금 말 그대로 "로봇 천국"이다.
기업과 대학들은 서로 질세라 앞다퉈 첨단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매일 "00용 새 로봇이 개발됐다"는 기사가 신문에 등장한다.
일본 전역에서는 인간을 닮은 휴먼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수백개의 프로젝트
가 추진되고 있다.
문부성과 과기청이 추진하는 "휴머노이드 프로젝트" "인간공존형 로봇개발"
등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만 해도 10여개에 달한다.
민간 기업이나 대학이 자체적으로 진행중인 프로젝트들은 아예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기업의 경우 주로 혼다 NEC 히타치 후지쓰 마쓰시타 등 대기업뿐 아니라
씨에이아이 등 생소한 이름의 작은 기업들까지 참여하고 있다.
대학은 전국 30여개 대학에서 70여개팀이 구성돼 연구를 진행중이다.
일본이 기업 대학 할 것 없이 이처럼 휴먼로봇 개발에 달려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사회적으로 노령화 문제와 깊숙이 연관돼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
이다.
"노인 인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들의 복지 차원에서 로봇을 생각하게 됐다"
(마쓰시타의 건강의료개발추진실 도히 박사)는 것이다.
실제 일본에서는 실직한 노인이 빌딩에서 투신자살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
하는 등 노인문제가 큰 사회이슈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노인 복지와 관련된 산업이 "가이고(개호)산업"이란 이름으로
크게 번창하고 있을 정도다.
일본이 휴먼로봇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는 또다른 이유는 첨단로봇 분야를
21세기 핵심 산업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로봇은 기존 산업에의 응용범위가 매우 넓다.
"혼다가 휴먼로봇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로봇을 만들어 팔겠다기보다 휴먼
로봇 기술을 21세기 미래형 자동차에 응용하겠다는 뜻이 강하다"(공업기술원
기계기술연구소 이시하라 박사)
특히 일본의 휴먼로봇 개발은 기업과 대학이 치열한 자존심 경쟁까지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대학은 휴먼로봇의 기초기술에서, 기업은 응용기술에서 서로 앞서 있다고
주장한다.
도쿄대 혼고캠퍼스에 있는 이노우에 휴먼로봇연구실.
이곳에서는 5년 계획의 휴머노이드로봇프로젝트(HRP)를 수행중이다.
통산성과 문부성의 지원을 받아 진행중인 이 프로젝트는 5년안에 인간과
비슷한 감성과 지능을 가진 휴먼로봇을 개발해 내는 것이 목표다.
후지쓰와 히타치 등 기업과 공동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50억엔(5백억원)
이 투입되고 있다.
여기서 진행하는 연구과제는 주로 "자율로봇의 운동시스템"이나 "로봇의
인공두뇌" "리얼타임 원격조종" 등 주로 기초적인 것들이다.
"올해까지 기초이론을 이용한 가상플랫폼 개발을 끝내고 내년부터는 실제
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 계획"(정보시스템공학연구실 야마구치
박사)이라고 한다.
이노우에 연구실은 실제 일부 기초이론들을 활용해 응용로봇을 제작하기도
한다.
인간의 행동을 그대로 모방하는 H시리즈 로봇이 대표적이다.
이 로봇은 동작의 정확성이 기업에서 만드는 로봇보다 훨씬 뛰어나다.
도쿄대 기계정보공학과 나카무라 교수는 "그래도 역시 기업들은 제품으로
만들어 내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며 "심지어 중소기업에서도 놀랄만한
첨단 로봇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한다.
기업들은 "기초기술에서 대학이 앞서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마쓰시타의 도히 박사는 "그렇지만 시장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기업들이
실제 로봇을 만들어 내는데 대학보다 더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특히
로봇제작 기술에서 일본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했다.
일본 기업들이 만들어낸 로봇들은 이미 생활속에 속속 파고들고 있다.
소니의 ''아이보''가 대표적이다.
이 로봇이 지난해 6월 시판에 들어간 이후 한달만에 무려 1만5천대가 팔려
나가면서 소니는 예상치도 않았던 40억엔의 수입을 거둬들였다.
이 로봇은 팬클럽까지 결성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도히 박사는 "사실 아이보 로봇도 대학이 이룩해놓은 기초 연구성과가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일본의 기업과 대학은 휴먼로봇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자이면서도 서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동반자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 도쿄=정종태 기자 jtchu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2일자 ).
일본 오무론사는 최근 애완용 로봇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3년안에 가정
로봇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청소하고 집 지키고 아이도 돌봐주는 로봇을 만들어 판매한다는 것이다.
마쓰시타는 지난해 3월 외로운 노인들을 위한 로봇을 제작했다.
이 로봇은 주인의 음성을 알아듣고 간단한 일상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집안에서 주인이 이동하는 쪽으로 따라가며 재롱을 부리기도 한다.
이 로봇은 노인들의 정신적인 안정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는게 마쓰시타
의 설명.
이 회사는 앞으로 노인복지를 위한 다양한 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와세다대학 로봇연구팀은 혼다와 공동으로 오는 2002년 월드컵에서 실제
사람과 축구경기를 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로 했다.
뛰어다니는 것은 물론 공을 붙잡아 일정한 방향으로 패스하는 기술도 능숙
하게 처리하도록 할 예정이다.
일본은 지금 말 그대로 "로봇 천국"이다.
기업과 대학들은 서로 질세라 앞다퉈 첨단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매일 "00용 새 로봇이 개발됐다"는 기사가 신문에 등장한다.
일본 전역에서는 인간을 닮은 휴먼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수백개의 프로젝트
가 추진되고 있다.
문부성과 과기청이 추진하는 "휴머노이드 프로젝트" "인간공존형 로봇개발"
등 정부 주도의 프로젝트만 해도 10여개에 달한다.
민간 기업이나 대학이 자체적으로 진행중인 프로젝트들은 아예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기업의 경우 주로 혼다 NEC 히타치 후지쓰 마쓰시타 등 대기업뿐 아니라
씨에이아이 등 생소한 이름의 작은 기업들까지 참여하고 있다.
대학은 전국 30여개 대학에서 70여개팀이 구성돼 연구를 진행중이다.
일본이 기업 대학 할 것 없이 이처럼 휴먼로봇 개발에 달려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사회적으로 노령화 문제와 깊숙이 연관돼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
이다.
"노인 인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들의 복지 차원에서 로봇을 생각하게 됐다"
(마쓰시타의 건강의료개발추진실 도히 박사)는 것이다.
실제 일본에서는 실직한 노인이 빌딩에서 투신자살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
하는 등 노인문제가 큰 사회이슈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노인 복지와 관련된 산업이 "가이고(개호)산업"이란 이름으로
크게 번창하고 있을 정도다.
일본이 휴먼로봇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는 또다른 이유는 첨단로봇 분야를
21세기 핵심 산업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로봇은 기존 산업에의 응용범위가 매우 넓다.
"혼다가 휴먼로봇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로봇을 만들어 팔겠다기보다 휴먼
로봇 기술을 21세기 미래형 자동차에 응용하겠다는 뜻이 강하다"(공업기술원
기계기술연구소 이시하라 박사)
특히 일본의 휴먼로봇 개발은 기업과 대학이 치열한 자존심 경쟁까지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대학은 휴먼로봇의 기초기술에서, 기업은 응용기술에서 서로 앞서 있다고
주장한다.
도쿄대 혼고캠퍼스에 있는 이노우에 휴먼로봇연구실.
이곳에서는 5년 계획의 휴머노이드로봇프로젝트(HRP)를 수행중이다.
통산성과 문부성의 지원을 받아 진행중인 이 프로젝트는 5년안에 인간과
비슷한 감성과 지능을 가진 휴먼로봇을 개발해 내는 것이 목표다.
후지쓰와 히타치 등 기업과 공동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50억엔(5백억원)
이 투입되고 있다.
여기서 진행하는 연구과제는 주로 "자율로봇의 운동시스템"이나 "로봇의
인공두뇌" "리얼타임 원격조종" 등 주로 기초적인 것들이다.
"올해까지 기초이론을 이용한 가상플랫폼 개발을 끝내고 내년부터는 실제
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 계획"(정보시스템공학연구실 야마구치
박사)이라고 한다.
이노우에 연구실은 실제 일부 기초이론들을 활용해 응용로봇을 제작하기도
한다.
인간의 행동을 그대로 모방하는 H시리즈 로봇이 대표적이다.
이 로봇은 동작의 정확성이 기업에서 만드는 로봇보다 훨씬 뛰어나다.
도쿄대 기계정보공학과 나카무라 교수는 "그래도 역시 기업들은 제품으로
만들어 내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며 "심지어 중소기업에서도 놀랄만한
첨단 로봇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한다.
기업들은 "기초기술에서 대학이 앞서는 것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마쓰시타의 도히 박사는 "그렇지만 시장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기업들이
실제 로봇을 만들어 내는데 대학보다 더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특히
로봇제작 기술에서 일본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했다.
일본 기업들이 만들어낸 로봇들은 이미 생활속에 속속 파고들고 있다.
소니의 ''아이보''가 대표적이다.
이 로봇이 지난해 6월 시판에 들어간 이후 한달만에 무려 1만5천대가 팔려
나가면서 소니는 예상치도 않았던 40억엔의 수입을 거둬들였다.
이 로봇은 팬클럽까지 결성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도히 박사는 "사실 아이보 로봇도 대학이 이룩해놓은 기초 연구성과가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일본의 기업과 대학은 휴먼로봇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자이면서도 서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동반자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 도쿄=정종태 기자 jtchu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