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만들어낸 생활로봇들을 보면 "역시 일본답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독창적인 아이디어에서부터 기능 디자인 등이 하나같이 신기할 뿐이다.

마치 만화에서나 등장할 것 같은 로봇들이 실제 만들어져 팔리고 있다.

소니가 선보인 오락용 로봇강아지 "아이보"는 대표적인 히트작이다.

아이보가 인기를 끈 것은 흔히 볼수 있는 장난감이 아니라 실제 동물의
지능을 구현한 인공생명체이기 때문.

감정 본능 학습기능 성장기능을 갖고 있다.

인간과 대화할 수도 있다.

예컨대 사람이 손을 내밀면 앞발을 들어 악수하며 주인이 들어오면 반갑게
짖기도 한다.

한쪽 다리를 들어 "쉬..." 소리를 내며 오줌누는 시늉도 한다.

길이 27cm 정도인 아이보 로봇에는 카메라 열감지기, 적외선거리 측정계,
촉각감지기, 속도감지기, 마이크, 스피커 등 각종 첨단장치들이 들어 있다.

뇌에는 64비트 컴퓨터가 장착돼 있어 원격조종기로 통제할 수 있다.

기쁨 슬픔 노여움 등 6가지 감정도 갖고 있다.

머리를 만지면 좋아하고 야단을 맞으면 애처로운 소리를 낸다.

간단한 반복훈련을 통해 길들일 수도 있다.

충전이 필요하면 주인에게 칭얼대기도 한다.

아이보는 인터넷 홈페이지(www.sony.co.jp/soj/aibo/index.html)를 통해서만
판매되지만 제품이 나오자마자 동이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은 25만엔(2백50만원 정도).

NEC가 미래형 컴퓨터의 시험모델로 개발한 개인용로봇 "R100"은 실제
가족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해내는 생활용 로봇이다.

시각과 청각을 갖고 있어 주인의 얼굴을 알아본다.

주인이 떨어진 곳에서 부르면 가까이 달려와 "00씨 왜 그러세요?" 라고
말한다.

전자우편(E메일)이 도착하면 주인에게 달려가 E메일이 왔음을 알려주고
음성으로 바꿔 저장된 내용을 읽어준다.

TV 채널을 돌리고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

주인이 외출하면 방범역할을 한다.

예컨대 외부인이 침입하면 미리 입력된 주인의 E메일 주소로 집안의 영상을
촬영해 전송해 준다.

주어진 일이 없을 경우엔 구석으로 돌아가 코고는 시늉을 하며 잠을 자거나
콧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기도 한다.

세콤사가 개발한 식사지원 로봇 "마이 스푼(My Spoon)"도 복지형 로봇의
일종이다.

이 로봇은 식사하기 불편한 노인이나 손을 다친 환자, 장애자 등을 위해
개발됐다.

음성으로 음식의 이름과 위치를 말하면 로봇의 팔이 정확히 해당 음식을
집어 입에 넣어준다.

숫가락과 젓가락을 번갈아 사용할 줄도 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