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연준리(FRB) 의장은 13일오후 8시30분(한국시간 14일 오전
10시30분) 뉴욕 이코노믹클럽에서 올해 첫 공식연설을 한다.
연설주제는 "기술과 경제".
금융계의 최대 관심사는 그린스펀 의장의 금리관련 언급여부다.
월가 전문가들은 연설주제가 금융정책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그린스펀이
어떤 식으로든 금리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보통신기술 발전에 따른 생산성과 인플레의 관계를 언급하면서 향후
금리정책의 단서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금리조정전에 미리 이를 시장에 흘려 왔다.
시장의 충격을 덜어주려는 배려였다.
13일의 연설에서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그린스펀의 인플레우려 표명강도와
금리관련 발언의 장단이다.
발언강도와 길이에 따라 올해 금리인상폭과 시기 횟수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월가에서는 오는 2월1~2일 열리는 올해 첫 FOMC에서 콜금리격인
연방기금금리(현재 5.5%)가 0.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보고 있다.
금리인상폭이 보통 0.25%포인트였던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큰 폭이다.
현 경제상태로 볼때 이 정도는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미 경제는 작년의 세차례 금리인상에도 불구, 여전히 5%대(작년 3.4분기
5.7%)의 고성장을 지속중이다.
이같은 금리인상 우려는 연초에 이어 11일 미 증시에 다시 악재로 작용,
주가와 채권값이 모두 떨어졌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5%(61포인트)및 3.1%(1백28포인트)씩
밀려났다.
30년물 국채가격은 10.63달러(액면가 1천달러 기준) 빠졌다.
이에따라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금리(수익률)는 전날보다 0.1%포인트
오른 연 6.68%로 28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린스펀 연설과 함께 미 금리향방에 영향을 미칠 경기지표들도 이번주중
잇달아 발표된다.
작년 12월 소매판매액과 생산자물가지수(13일 발표), 소비자물가지수(14일)
는 염두에 둬야할 금리관련 변수들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미 금융회사들의 분석을 인용, FRB가 올해 금리를 2~3차례
올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 이정훈 기자 leeh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