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저널] 'AOL+타임워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은 기회의 나라인가.
이번 주초 인터넷 접속 서비스회사인 AOL과 "콘텐츠(contents) 공룡"
타임워너의 합병은 "그렇다"는 답이 저절로 나오게 만든다.
미국 주요일간지들이 "구체제(Ancien Regime) 전복"(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넷의 승리"(뉴욕 타임즈), "구 미디어와 신 미디어의 만남"(워싱턴
포스트) 등의 표현을 써가며 일제히 1면 머릿기사로 보도한 AOL과 타임워너
의 합병은 메가톤급 규모만큼이나 많은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어딜 가나 AOL" (AOL Everywhere!)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인터넷시대의
"새로운 미디어 창출"을 외치고 있는 AOL의 매출규모는 타임워너의 5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98년 포천 5백대기업에도 끼지 못했다.
그런 AOL이 골리앗같은 타임워너를 수하의 "콘텐츠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버린 것은 인터넷세기로 불리는 21세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읽을 수 있게 해준다는 게 이곳의 반응이다.
실제로 현금이 오간 것은 아니지만 AOL이 타임워너에게 주식(합병된 회사
지분의 45%) 형태로 지불한 대가는 물경 1천6백50억 달러.
따라서 둘을 합한 가치는 우리나라 1년 총생산(GDP)과 맞먹는 3천7백억달러
에 이른다.
M&A역사상 최대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 마무리된 엑슨과 모빌의 합병에
따른 대가(7백89억달러)와 비교해도 이번 결합이 얼마나 대형이었는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1923년 헨리 루스가 미국 최초의 시사주간지 타임을 발간하면서 시작된
75년 역사의 타임워너 왕국도 인터넷이라는 도도한 "제3의 물결"에는 손을
들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그 답을 "선점 프리미엄"이라는 키워드에서 찾는다.
단순하게 보면 인터넷으로 통하는 문(portal) 하나 덜렁 지어놓고
그 문에다 AOL이라는 이름하나 그럴듯하게 붙여 선점한 것이 전부인데
바로 이같은 선점이 상상을 초월한 대박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물론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둘은 싸움을 하는 경쟁자 관계였다기보다는 맺어지지 않을 수 없는
"필연적 연인관계"였다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이다.
AOL은 인터넷접속시장의 54%를 점하고 있는 대표주자다.
2천2백만의 고객이 매일같이 AOL이라는 문을 지나 인터넷 세계로 들어간다.
하지만 고객의 목적은 문을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문안으로 들어와 보고
듣지 못하던 새로운 사실과 정보 그리고 기쁨을 경험하는데 있다.
이 단계에서 나서는 출연진이 바로 타임워너 군단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타임 포천 피플등 시사주간지는 물론 CNN HBO 등 TV,
그리고 워너 브러더스(영화), 워너 뮤직(음악)등 이름 하나만으로도 큰 자리
를 차지하는 기라성 같은 정보군의 집합체가 무더기로 손님을 맞는 것이다.
시나리 오치고는 꽉 짜여진 시나리오임에 틀림없다.
물론 타임워너도 그동안 인터넷의 가공할 "손님유지능력"을 의식, AOL같은
관문(portal)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독자적 문"을 새로 만들고 손님들이 이 문으로 통과하게 만드는
일만큼 쉽지 않은 작업도 없다는 것이 타임워너의 결론이었다.
차라리 타임워너왕국의 간판을 내리고 AOL이라는 간판에 의존하는 것이
경제적이고 현명한 선택이라는 판단을 하게된 것이다.
물론 타임워너도 1천3백만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케이블고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 고객은 인터넷 기술이 아니라 구식 케이블망에 묶여있는
단순고객이라는 데 그 차이가 있다.
스티브 케이스 AOL회장은 "이번 AOL과 타임워너의 결합은 결코 종착역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된 인터넷세기의 첫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인터넷+(잡지+영화+TV+음악+?+?+?)=21세기 미디어 문화"라는 등식을
메워갈 대서사시의 첫장이 시작되었을 뿐이라는 얘기다.
미디어의 대표적 상징인 일간 신문이 물음표(?)를 대체할 다음 목표중
하나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는 일이다.
< 양봉진 워싱턴 특파원 bjnyang@ao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
이번 주초 인터넷 접속 서비스회사인 AOL과 "콘텐츠(contents) 공룡"
타임워너의 합병은 "그렇다"는 답이 저절로 나오게 만든다.
미국 주요일간지들이 "구체제(Ancien Regime) 전복"(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넷의 승리"(뉴욕 타임즈), "구 미디어와 신 미디어의 만남"(워싱턴
포스트) 등의 표현을 써가며 일제히 1면 머릿기사로 보도한 AOL과 타임워너
의 합병은 메가톤급 규모만큼이나 많은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어딜 가나 AOL" (AOL Everywhere!)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인터넷시대의
"새로운 미디어 창출"을 외치고 있는 AOL의 매출규모는 타임워너의 5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
98년 포천 5백대기업에도 끼지 못했다.
그런 AOL이 골리앗같은 타임워너를 수하의 "콘텐츠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버린 것은 인터넷세기로 불리는 21세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읽을 수 있게 해준다는 게 이곳의 반응이다.
실제로 현금이 오간 것은 아니지만 AOL이 타임워너에게 주식(합병된 회사
지분의 45%) 형태로 지불한 대가는 물경 1천6백50억 달러.
따라서 둘을 합한 가치는 우리나라 1년 총생산(GDP)과 맞먹는 3천7백억달러
에 이른다.
M&A역사상 최대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최근 마무리된 엑슨과 모빌의 합병에
따른 대가(7백89억달러)와 비교해도 이번 결합이 얼마나 대형이었는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1923년 헨리 루스가 미국 최초의 시사주간지 타임을 발간하면서 시작된
75년 역사의 타임워너 왕국도 인터넷이라는 도도한 "제3의 물결"에는 손을
들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그 답을 "선점 프리미엄"이라는 키워드에서 찾는다.
단순하게 보면 인터넷으로 통하는 문(portal) 하나 덜렁 지어놓고
그 문에다 AOL이라는 이름하나 그럴듯하게 붙여 선점한 것이 전부인데
바로 이같은 선점이 상상을 초월한 대박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물론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둘은 싸움을 하는 경쟁자 관계였다기보다는 맺어지지 않을 수 없는
"필연적 연인관계"였다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이다.
AOL은 인터넷접속시장의 54%를 점하고 있는 대표주자다.
2천2백만의 고객이 매일같이 AOL이라는 문을 지나 인터넷 세계로 들어간다.
하지만 고객의 목적은 문을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문안으로 들어와 보고
듣지 못하던 새로운 사실과 정보 그리고 기쁨을 경험하는데 있다.
이 단계에서 나서는 출연진이 바로 타임워너 군단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타임 포천 피플등 시사주간지는 물론 CNN HBO 등 TV,
그리고 워너 브러더스(영화), 워너 뮤직(음악)등 이름 하나만으로도 큰 자리
를 차지하는 기라성 같은 정보군의 집합체가 무더기로 손님을 맞는 것이다.
시나리 오치고는 꽉 짜여진 시나리오임에 틀림없다.
물론 타임워너도 그동안 인터넷의 가공할 "손님유지능력"을 의식, AOL같은
관문(portal)을 만들어 보려고 노력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독자적 문"을 새로 만들고 손님들이 이 문으로 통과하게 만드는
일만큼 쉽지 않은 작업도 없다는 것이 타임워너의 결론이었다.
차라리 타임워너왕국의 간판을 내리고 AOL이라는 간판에 의존하는 것이
경제적이고 현명한 선택이라는 판단을 하게된 것이다.
물론 타임워너도 1천3백만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케이블고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 고객은 인터넷 기술이 아니라 구식 케이블망에 묶여있는
단순고객이라는 데 그 차이가 있다.
스티브 케이스 AOL회장은 "이번 AOL과 타임워너의 결합은 결코 종착역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된 인터넷세기의 첫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인터넷+(잡지+영화+TV+음악+?+?+?)=21세기 미디어 문화"라는 등식을
메워갈 대서사시의 첫장이 시작되었을 뿐이라는 얘기다.
미디어의 대표적 상징인 일간 신문이 물음표(?)를 대체할 다음 목표중
하나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는 일이다.
< 양봉진 워싱턴 특파원 bjnyang@ao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