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가전업체들이 세계 디지털 전자제품 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시장쟁탈전에 돌입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세계 디지털 가전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기업들은 올해를 디지털 가전제품 보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디지털 가전시대" 원년으로 보고 물러설수 없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앞서가는 일본 =일본은 1990년대 초반부터 디지털 가전의 성장가능성을
예상하고 준비를 해왔다.

그 결과 디지털TV는 소니와 도시바 등 일본업체들이 현재 세계시장의 60%를,
디지털 카메라는 올림푸스, 후지필름 등이 7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디지털 캠코더와 DVD(디지털비디오디스크)플레이어도 일본업체들이 각각
85%와 45%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일본업체들은 액정TV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TV 등 차세대 TV와 디지털
방송장비 분야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반격에 나선 한국 =일본이 이처럼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업체들은
세계시장 진출시기가 다소 늦었을 뿐 디지털 기술은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며
올해 세계 디지털 가전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올해 90만대 판매가 예상되는 디지털 TV의 경우 LG전자, 삼성전자 외에
대우전자까지 미국시장에 진출했다.

세계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이 국내업체들의 목표다.

미국가전협회가 6백70만대 시장을 예상한 DVD플레이어는 LG전자와 삼성전자
가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수출물량을 늘려 올해 총 30%이상의 세계시장
점유를 꾀하고 있다.

디지털 캠코더와 디지털 카메라는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각각 50만대와 8만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4백50만대 규모의 MP3플레이어 시장은 일본업체들의 공세를 막아 올해
시장점유율 60%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액정TV도 올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해 세계 시장 개척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 LG 등 국내업체들은 이와 관련, 최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동계 전자쇼(CES)에 참가해 디지털 가전제품을 대거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