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과학 분야에서 일본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도호쿠대에는 니체와 함께
산.학협력 프로그램의 쌍벽을 이루는 벤처비즈니스래버러터리(VBL)가 있다.

VBL은 특히 대기업이 하기 힘든 기반기술을 연구해 상당한 수준의 성과를
내놓고 있다.

고야나기(53.도호쿠대 전자공학과 교수) VBL 소장은 "니체와는 달리 당장
제품으로 만드는 것보다 산업에서 응용할 수 있는 기반기술을 개발하는게
VBL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VBL에서는 주로 어떤 연구를 하는가.

"차세대에 실용화될 수 있는 기초기술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광섬유 등에 쓰이는 소형집적화 센서라든지 초고감도.고속센서, 3차원
미세가공기술, 시각정보처리시스템, 뇌형컴퓨터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의 신산업 창출을 위한 독창적인 프로젝트를 발굴하는게 우리의 목표다.

예컨대 컴퓨터의 경우 반도체 칩은 한국에, 프로세서는 미국에 뒤져 있다.

일본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분야를 집중 연구중이다"

-대기업도 하기 힘든 연구를 대학이 제대로 해낼 수 있는가.

"연구비나 인력 면에서 대기업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연구비는 정부 지원(연간 13억엔)에다 현재 연구에 참여하는 30여개 그룹이
각자 정부나 기업의 프로젝트를 따내 자금을 추가 조달한다.

연구인력도 대학 연구진과 기업에서 파견 나온 연구자를 합해 3백여명이다.

VBL은 기업도 하기 어려운 집적회로까지 직접 제조한다"

-대표적인 연구성과는.

"초소형 병렬컴퓨터다.

기존의 전기회로 대신 새로 개발한 광회로를 사용해 정보처리 속도가 무척
빠르다.

기존 컴퓨터로 1주일 걸리는 계산을 이 컴퓨터는 하루만에 해낸다.

이 기술은 이미 후지제록스와 히타치에 이전돼 올해말께 실용화될 예정이다"

-일본은 아직 벤처비즈니스가 약한 편이라는 지적이 있다.

"그렇지는 않다.

단지 성격이 다를 뿐이다.

한국은 벤처산업이 너무 정보통신 쪽으로만 흐르는 경향이 있다.

일본은 거대산업을 뒷받침하는 기반기술 위주로 벤처가 성장하고 있다"

< 센다이=정종태 기자 jtchu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