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백화점 등에서 선 자세로 오래 일하는 사람들은 다리에 검푸른 힘줄이
돋아나기 쉽다.

그래서 여자들의 경우에는 치마입기가 여간 부끄럽지 않다.

그러나 이것은 힘줄이 아니라 피부표면쪽의 표재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서 부푼 하지정맥류다.

정맥은 크게 심부정맥과 표재정맥으로 이원화돼 있는데 순환은 대부분
심부정맥이 담당하며 표재정맥은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심부정맥과 표재정맥은 교통정맥으로 연결돼 있고 근육을 움직일 때마다
표재정맥에서 심부정맥 한 방향으로만 혈액이 흐르게 되어 있다.

그러나 오래 서있거나 운동이 부족하거나 또는 과다할 경우 하지정맥에서
심장으로 가는 혈액순환이 방해를 받게 되고 하지의 많은 양의 피가 표재정맥
으로 흘러 들어가 고임으로써 정맥류가 발생한다.

김영걸 을지대 을지병원 피부과 교수는 최근 큰 흉터를 남기지 않고 정맥류
를 제거하는 수술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정맥류 부위에 직경 1mm의 카테터(도관)을 삽입해 표시해 두고
정맥류의 양끝 부위에 각각 직경 3mm 이하의 작은 구멍을 뚫어 문제가 된
혈관을 절제한 뒤 끄집어내는 수술이다.

카테터를 삽입하는 이유는 정맥류 부위를 보다 확실하고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환자가 누운 상태에서 수술을 받을 경우에는 문제가 되는 정맥류가
잘 보이지 않았다.

정맥의 주행방향도 수시로 바뀌어 제거할 부위를 식별하기가 곤란했다.

이에 따라 혈관을 찾고 끄집어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나 김 교수는 카테터를 삽입함으로써 마취 절개 정맥절제 등의 수술
과정을 기존 수술법의 절반 이하인 3시간 이내로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정맥안으로 마취액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합병증과 신경손상의 위험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의 기존 수술법으로는 혈관경화요법과 피부를 1cm 이상 찢는
전통적 수술법이 있다.

경화요법은 정맥류 부분에 소디움테트라데실설페이트와 같은 접착제를
주입한후 일정시간동안 눌러 정맥을 봉쇄하는 방법으로 무릎 뒤쪽이나 허벅지
처럼 움직임이 많고 누르기가 어려운 부위에는 시술이 곤란했다.

또 접착제로 인해 혈전정맥염이나 갈색색소침착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전통적 수술은 효과가 확실하나 흉터가 크고 상처가 아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김 교수는 "여자가 남자보다 하지정맥류에 2~3배 잘 걸린다"며 "임신하면
자궁이 확장되면서 골반 아래의 혈관을 압박하기 때문에 다리의 혈액순환이
저해돼 하지정맥류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려면 <>걷는 운동을 많이 하고 <>오래 서 있거나
다리에 지나치게 하중이 가해지는 운동을 피하며 <>초기증상에는 압박스타킹
을 착용해 피가 괴는 것을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