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구설수' 오른 산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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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속담이 있다.
최근의 산업디자인진흥원장 선정 과정을 보며 떠올린 말이다.
산업자원부는 지난 연말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오던 산업디자인진흥원장
을 공모절차를 거쳐 뽑겠다고 발표했다.
뉴밀레니엄을 맞아 낙하산식 인사를 지양하고 민간인중에서 최적임자를
앉히겠다며 의욕적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산자부는 지난 5일 원장후보심사위원들이 13명의 후보를 놓고
토론을 벌인 결과 최선의 후보자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원장선임을 미뤘다.
그 뒤엔 아무런 설명도 없이 심사위원들을 재구성하고 후보자 선정절차도
바꾸었다.
결국 1차 심사위원에 포함됐던 인사를 포함해 3명의 후보자가 12일
산업디자인진흥원 이사회에 추천됐다.
그러나 잡음을 우려한 후보들의 고사로 최종선정이 보류됐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디자인계에서는 산자부가 특정인을 원장으로
내정했다는 추측이 무성했다.
특정인과 산자부 관계자와의 개인적인 관계도 거론됐다.
파문이 확산되자 산자부는 심사위원들이 후보선정작업을 벌였을뿐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디자인업계 대표들을 불러 원장선임절차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급기야 산자부에서는 거론된 당사자가 배제되더라도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산자부가 직접 정해도 되는 산업디자인진흥원장을 굳이 공모하겠다고
천명하고 나선 것을 보면 처음부터 특정인을 내정했으리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개인적인 관계를 앞세워 능력이 부족한 인사를 임명할만큼 산자부 관계자
들이 어리석지도 않다.
이번에 거론된 인사도 디자인계에서는 충분한 실력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산자부가 당초 발표했던 원장후보추천절차를 임의로 바꿨다는
점에서 투명성을 잃은 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또 공식발표와는 달리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고 후보자 3인이 최종 결정됐다.
경기 진행중 슬그머니 룰을 바꾸는 것은 억측을 나을수 밖에 없다.
산자부는 유력하게 거론된 후보와 사전에 접촉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대한 해명도 그다지 명쾌하지 못하다.
사실 이번 파문의 내막은 몇몇 당사자외에는 알길이 없다.
사외이사들이 사장후보를 추천하게 돼있는 공기업에서도 내정설이 나돌던
인물들이 사장으로 선임되곤 하는 사례를 많이 보아왔다.
이때문에 일반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산업자원부는 이번 일을 값비싼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할것 같다.
< 김성택 경제부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
최근의 산업디자인진흥원장 선정 과정을 보며 떠올린 말이다.
산업자원부는 지난 연말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오던 산업디자인진흥원장
을 공모절차를 거쳐 뽑겠다고 발표했다.
뉴밀레니엄을 맞아 낙하산식 인사를 지양하고 민간인중에서 최적임자를
앉히겠다며 의욕적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산자부는 지난 5일 원장후보심사위원들이 13명의 후보를 놓고
토론을 벌인 결과 최선의 후보자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원장선임을 미뤘다.
그 뒤엔 아무런 설명도 없이 심사위원들을 재구성하고 후보자 선정절차도
바꾸었다.
결국 1차 심사위원에 포함됐던 인사를 포함해 3명의 후보자가 12일
산업디자인진흥원 이사회에 추천됐다.
그러나 잡음을 우려한 후보들의 고사로 최종선정이 보류됐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디자인계에서는 산자부가 특정인을 원장으로
내정했다는 추측이 무성했다.
특정인과 산자부 관계자와의 개인적인 관계도 거론됐다.
파문이 확산되자 산자부는 심사위원들이 후보선정작업을 벌였을뿐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디자인업계 대표들을 불러 원장선임절차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급기야 산자부에서는 거론된 당사자가 배제되더라도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산자부가 직접 정해도 되는 산업디자인진흥원장을 굳이 공모하겠다고
천명하고 나선 것을 보면 처음부터 특정인을 내정했으리라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개인적인 관계를 앞세워 능력이 부족한 인사를 임명할만큼 산자부 관계자
들이 어리석지도 않다.
이번에 거론된 인사도 디자인계에서는 충분한 실력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산자부가 당초 발표했던 원장후보추천절차를 임의로 바꿨다는
점에서 투명성을 잃은 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또 공식발표와는 달리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고 후보자 3인이 최종 결정됐다.
경기 진행중 슬그머니 룰을 바꾸는 것은 억측을 나을수 밖에 없다.
산자부는 유력하게 거론된 후보와 사전에 접촉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대한 해명도 그다지 명쾌하지 못하다.
사실 이번 파문의 내막은 몇몇 당사자외에는 알길이 없다.
사외이사들이 사장후보를 추천하게 돼있는 공기업에서도 내정설이 나돌던
인물들이 사장으로 선임되곤 하는 사례를 많이 보아왔다.
이때문에 일반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산업자원부는 이번 일을 값비싼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할것 같다.
< 김성택 경제부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