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업계의 인수합병(M&A)은 지금까지 주로 소규모로 진행돼 왔다.

대기업이나 인터넷선발업체들이 신규 사업진출과 서비스강화를 위해
인터넷벤처를 인수하는 형태였다.

한글과컴퓨터가 지난해 6월 인터넷채팅서비스업체인 하늘사랑정보를 주식
맞교환 형식으로 1백억원에 인수한 것이 인터넷업체들간의 이뤄진 가장 큰
규모의 M&A였다.

그러나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의 확산에 따라 인터넷산업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규모 M&A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현재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대형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들간의
결합이 도화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광선 액티브드림 사장은 "인터넷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각 분야별
로 강자가 나타나고 이들간에 절대 강자로 등극하기 위한 통합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 누가 나서나 =삼성 현대 LG SK 등 인터넷비즈니스를 강화하려는 대기업들
과 다음커뮤니케이션 인터파크 골드뱅크 라이코스코리아 등 인터넷선발업체,
두루넷 드림라인 하나로통신 등 인터넷회선사업자 등 3개 진영이 인수세력들
이다.

대기업들은 인터넷사업에 진출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유망업체 인수를 선호
하고 있다.

시장선점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이 한국형 검색서비스의 선두업체인 까치네를 인수해 포털서비스
에 진출한 것이 좋은 사례다.

인터넷사업 진출이 늦어진 기업들은 현재 인터넷비즈니스의 각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업체들을 노리고 있다.

다음이나 골드뱅크가 대기업에 인수된다는 소문이 나도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인터파크 라이코스코리아 골드뱅크 등 인터넷 선발업체들
도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들은 벤처캐피털 투자나 코스닥시장 등록을 통해 확보한 막대한 자금을
무기로 활용한다.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은 "업체들은 올 상반기를 각 분야별로
승자와 패자의 윤곽이 드러나는 시기로 보고 있다"며 "우수한 콘텐츠업체나
커뮤니티 업체와의 인수합병을 통해 자사의 가치를 강화하는데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두루넷 드림라인 하나로통신 등 초고속인터넷통신망을 제공하는 기업들도
중요한 기업 인수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자체적인 콘텐츠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크게 부족해 회선가입자 이외의
일반 네티즌들을 끌어드리기 어려운 상태다.

두루넷이 PC통신업체인 나우콤을 적극 인수하려는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 네트워크 가치를 높여라 =이해진 네이버컴 사장은 "인터넷업체의 M&A
타깃은 자사의 서비스와 연계해 시너지효과를 높이거나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업체"라고 말한다.

이에 따라 우수한 커뮤니티나 콘텐츠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 1차 타깃이
된다.

타깃이 되고 있는 업체들도 단기간에 ''최고'' 자리에 올라서기 힘들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비싼 값에 팔수 있다는 생각을 숨기지 않는다.

한글과컴퓨터는 채팅서비스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하늘사랑정보를
인수, 기존 자회사인 네띠앙과 한소프트넷과 함께 5백만여명의 거대 네트워크
를 구축했으며 PC방 사업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 좋은 예다.

<> 전망 =인터넷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자본과 조직을 갖춘
업체들간에 치열한 1등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인터넷업계에서는 "1등만이 살아남는다"는 명제가 통용된다.

사업규모가 커질수록 수익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
되기 때문에 선두업체와 2위업체간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는 각개약진했던 인터넷업체들이 1위 등극을 위해
활발한 합종연횡을 벌일 전망이다.

최선호 코스메틱랜드 사장은 "벤처 캐피털이나 엔젤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한
자금으로 버티고 있는 인터넷 업체들은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다면 곧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며 "각 분야의 1위 업체를 중심으로 나머지 업체들이
통합되는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고 예측했다.

지금까지 인터넷 분야 M&A는 대부분 인터넷 비즈니스 테두리 안에서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인터넷과 비인터넷 분야의 통합도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미디어가 인터넷을 중심으로 통합될 것으란 전망 아래 인터넷
회사와 기존 매체와의 결합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인터파크가 여성 전문 케이블TV인 동아TV를 인수한 것이 이같은
흐름을 잘 보여준다.

현재 초고속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이나 야후코리아 등 종합 미디어를 표방
하는 회사들과 공중파TV, 케이블TV간에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이들 관계가 인수 합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또 무선 인터넷 시장이 올해부터 형성될 것으로 보여 이동전화업체와
인터넷 업체간의 인수합병도 일어날 전망이다.

< 송태형 기자 toughl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