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금리/주가는 항상 반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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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간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칼럼니스트 >
보통 주가와 금리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금리(수익률)가 떨어지면(채권값이 오르면) 주가가 오른다.
그러나 작년에는 이같은 관계가 성립되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 국채시장에서 30년물 국채의 투자수익은 사상 최저수준이었다.
반면 S&P500 주가지수는 크게 올라 투자수익률이 19.5%에 달했다.
독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작년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수익률)는 연초의 연 3.88%에서 연말에는
연 5.34%로 올랐다.
이처럼 금리가 올랐는데도 프랑크푸르트증시의 닥스지수는 39% 상승했다.
영국의 경우 10년물 국채금리가 연초 연 4.36%에서 연말에는 연 5.48%로
올랐으나 FTSE100지수는 18.2% 뛰었다.
그동안 경제학에서는 주가와 채권값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설명돼왔다.
그 이유는 대략 세가지였다.
우선 기업에서는 채권수익률이 자본비용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채권값이 오르면(금리가 내리면) 기업의 자금조달비용이 낮아져 주가에는
호재가 된다.
채권값이 떨어지면(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금융비용이 늘어나 악재가 된다.
둘째 채권과 주식은 서로 대체가 가능한 자산이다.
채권수익률이 떨어지면 채권에 대한 투자매력은 그만큼 감소한다.
따라서 채권을 팔아 주식을 사게 되고 그결과 주가가 오르게 된다.
채권수익률이 오르면 그 반대현상이 나타난다.
셋째는 현재가치 개념이다.
주식자산의 현재가치는 미래 가치를 무위험 이자율(통상 국채금리 적용)로
할인한 값에 주식보유에 따른 위험프리미엄을 더한 값이다.
만약 금리가 오르면 할인율이 그만큼 커지게 되고 주식의 현재가치는
작아진다.
금리와 주가간에는 역의 상관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이같은 금리와 주가의 관계는 역사적으로도 입증돼 왔다.
영국투자은행인 바클레이캐피털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98년까지 54년동안 줄곧 영국 주가와 채권값은 같이 움직였다.
그런데 지난해 이같은 상관관계가 깨져버렸다.
앞서 98년 하반기에는 투자자들이 전세계에 디플레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앞다퉈 증시를 떠나 채권시장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99년들어 세계경제가 회복되자 상황이 역전돼 투자자들이 다시
증시로 몰렸고 그결과 주가와 채권가격이 엇갈리게 됐다.
더 큰 이유는 우선 장기적으로 진행돼온 경제구조변화다.
과거 주가와 채권값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이유중 하나는 높은 물가였다.
고물가(고 인플레) 시기에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단기금리를 인상했고 이는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인플레가 낮으면 채권값과 주가 사이에 정의 상관관계가 약해진다.
영국투자자문업체인 베어링애셋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허그는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 걱정하는 것은 인플레가 아니라 기업수익이 전망치 이하로 하락하는
수익쇼크다.
수익쇼크는 채권시장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주가와 채권값이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주식시장 강세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돼 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가
높아졌고 이로 인해 증시에 대한 금리의 영향력이 낮아졌기 때문일 수 있다.
이는 작년 한햇동안 특히 인터넷부문의 첨단기술주가 크게 상승한 데서도
입증되고 있다.
수익성은 매우 불확실한 상태였는데도 투자자들은 이들 업체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렸다.
주식가치 평가이론에 따르면 채권수익률이 상승하는데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를때 이는 두 가지 경우중 하나다.
주식의 미래 예상가치가 높아지거나 투자자들의 주식보유에 대한
위험프리미엄이 감소하는 경우다.
올해 기업의 낙관적인 수익전망을 감안할때 주식의 미래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IBES인터내셔널은 2000년 유로존 기업의 이익이 약 17.5% 증가하고 미국
S&P500 기업의 이익은 약 15%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함께 투자리스크 프리미엄의 하락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
지난해 출판된 미국증시서적 "다우 36,000"에 따르면 주식자산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거의 제로(0)로 하락했다고 한다.
이는 오랫동안 주식투자수익률이 채권투자수익률을 상회했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경제는 이렇다할 인플레조짐없이 안정적인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주식자산 보유에 따른 위험도는 더 낮아질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증시에 매우 긍정적이다.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정리 =박영태 기자 pyt@ked.co.kr >
-----------------------------------------------------------------------
<> 이 글은 영국의 저명한 금융시장 애널리스트인 필립 코간이 최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4일자 ).
보통 주가와 금리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금리(수익률)가 떨어지면(채권값이 오르면) 주가가 오른다.
그러나 작년에는 이같은 관계가 성립되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 국채시장에서 30년물 국채의 투자수익은 사상 최저수준이었다.
반면 S&P500 주가지수는 크게 올라 투자수익률이 19.5%에 달했다.
독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작년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수익률)는 연초의 연 3.88%에서 연말에는
연 5.34%로 올랐다.
이처럼 금리가 올랐는데도 프랑크푸르트증시의 닥스지수는 39% 상승했다.
영국의 경우 10년물 국채금리가 연초 연 4.36%에서 연말에는 연 5.48%로
올랐으나 FTSE100지수는 18.2% 뛰었다.
그동안 경제학에서는 주가와 채권값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설명돼왔다.
그 이유는 대략 세가지였다.
우선 기업에서는 채권수익률이 자본비용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채권값이 오르면(금리가 내리면) 기업의 자금조달비용이 낮아져 주가에는
호재가 된다.
채권값이 떨어지면(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금융비용이 늘어나 악재가 된다.
둘째 채권과 주식은 서로 대체가 가능한 자산이다.
채권수익률이 떨어지면 채권에 대한 투자매력은 그만큼 감소한다.
따라서 채권을 팔아 주식을 사게 되고 그결과 주가가 오르게 된다.
채권수익률이 오르면 그 반대현상이 나타난다.
셋째는 현재가치 개념이다.
주식자산의 현재가치는 미래 가치를 무위험 이자율(통상 국채금리 적용)로
할인한 값에 주식보유에 따른 위험프리미엄을 더한 값이다.
만약 금리가 오르면 할인율이 그만큼 커지게 되고 주식의 현재가치는
작아진다.
금리와 주가간에는 역의 상관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이같은 금리와 주가의 관계는 역사적으로도 입증돼 왔다.
영국투자은행인 바클레이캐피털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98년까지 54년동안 줄곧 영국 주가와 채권값은 같이 움직였다.
그런데 지난해 이같은 상관관계가 깨져버렸다.
앞서 98년 하반기에는 투자자들이 전세계에 디플레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앞다퉈 증시를 떠나 채권시장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99년들어 세계경제가 회복되자 상황이 역전돼 투자자들이 다시
증시로 몰렸고 그결과 주가와 채권가격이 엇갈리게 됐다.
더 큰 이유는 우선 장기적으로 진행돼온 경제구조변화다.
과거 주가와 채권값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이유중 하나는 높은 물가였다.
고물가(고 인플레) 시기에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단기금리를 인상했고 이는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인플레가 낮으면 채권값과 주가 사이에 정의 상관관계가 약해진다.
영국투자자문업체인 베어링애셋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허그는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 걱정하는 것은 인플레가 아니라 기업수익이 전망치 이하로 하락하는
수익쇼크다.
수익쇼크는 채권시장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주가와 채권값이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주식시장 강세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돼 투자자들의 위험선호도가
높아졌고 이로 인해 증시에 대한 금리의 영향력이 낮아졌기 때문일 수 있다.
이는 작년 한햇동안 특히 인터넷부문의 첨단기술주가 크게 상승한 데서도
입증되고 있다.
수익성은 매우 불확실한 상태였는데도 투자자들은 이들 업체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렸다.
주식가치 평가이론에 따르면 채권수익률이 상승하는데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를때 이는 두 가지 경우중 하나다.
주식의 미래 예상가치가 높아지거나 투자자들의 주식보유에 대한
위험프리미엄이 감소하는 경우다.
올해 기업의 낙관적인 수익전망을 감안할때 주식의 미래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IBES인터내셔널은 2000년 유로존 기업의 이익이 약 17.5% 증가하고 미국
S&P500 기업의 이익은 약 15%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함께 투자리스크 프리미엄의 하락으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
지난해 출판된 미국증시서적 "다우 36,000"에 따르면 주식자산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거의 제로(0)로 하락했다고 한다.
이는 오랫동안 주식투자수익률이 채권투자수익률을 상회했기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경제는 이렇다할 인플레조짐없이 안정적인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주식자산 보유에 따른 위험도는 더 낮아질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증시에 매우 긍정적이다.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정리 =박영태 기자 pyt@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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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영국의 저명한 금융시장 애널리스트인 필립 코간이 최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