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 직원들은 이헌재 금감위원장이 장관으로 오는데 대해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이 장관의 부임으로 그동안 금감위에 쏠렸던 금융정책의 무게중심이 재경부
로 옮겨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해서 금융정책국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직원들
은 크게 고무된 기색이 역력하다.

반면 경제정책 분야의 일부 직원들은 떨떠름한 모습도 보인다.

모 과장은 "구조개혁 등 미시적 부분은 전공이시니까 잘 하시겠지만 경제
정책, 소득분배, 생산적복지 등 거시적 측면을 어떻게 조정하고 기획할지
미지수"라며 "초기엔 다른 부처들과의 갈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장관과 차관이 모두 과거 재무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혹시 옛
경제기획원 출신 직원들이 위축되면서 조직내 불협화음이 빚어질 수도 있다"
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감위는 이헌재 위원장이 재경부장관으로 영전해 가고 이용근 부위원장
이 승진 기용되자 잔칫집 분위기.

일선 직원들은 이 부위원장의 발탁으로 이헌재 위원장이 이끌어온 정책기조,
조직운영 구도가 거의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전임 위원장-부위원장의 상하관계가 재경부장관(부총리 승격 예정)-
금감위원장으로 바뀌어 재경부에 상대적으로 눌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올해 최대과제인 금융시장 개혁을 추진하면서 헤게모니를 재경부에 넘겨
줘야 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

금감위 관료들 사이에선 이용근 위원장이 전임 이헌재 장관 만큼 색깔을
내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 간부는 "향후 금감위는 앞에서 끌기보다는 안으로 내실을 기하는 조직
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자원부는 정덕구 장관이 경질되자 크게 당혹해 하는 표정.

이날 오후늦게 정 장관의 경질 가능성이 거론될 때까지 만해도 반신반의
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정 장관이 총리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청사를 떠나기 전만 해도
"유임하게 돼서 미안하다"며 농담을 했다는 것.

산자부 관계자들은 전혀 거론되지 않던 김영호 교수가 장관에 임명된데
대해서도 당혹해 하며 인적사항과 성향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

특히 민족경제와 지역안배를 강조한 김 신임장관의 정책방향이 전임 정
장관과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향후 업무를 걱정.

<>.이건춘 전 장관이 유임될 것으로 믿고 있었던 건교부 직원들은 막상
개각 사실이 알려지자 의외라는 반응.

이는 이 장관이 발표 직전까지 업무를 지시하고 지방청을 순시하는 등 평소
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

새 장관의 부임과 관련해서는 김윤기 사장이 한국토지공사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만큼 국토계획과 주택, 토지분야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분위기.

지난해 기업보유 부동산 매입 등 대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현정부와의
맺은 인연이 입각배경으로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분석.

<>.기획예산처는 진념 장관이 유임되자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

경제부총리의 부활로 예산권을 재경부에 넘겨 주는 사태가 빚어질 것을
우려해온 직원들은 진 장관의 유임으로 그런 불상사(?)는 없을 것이라며
안도하는 모습들.

반면 진 장관이 재경부 장관 물망에 올랐지만 끝내 영전하지 못한데 대해선
아쉽다는 반응들.

예산처의 한 국장은 "이번 유임은 공공개혁을 책임지고 마무리하라는
대통령의 메시지"라고 해석하기도.

또 다른 국장은 ""개혁" 이미지가 강한 이헌재 신임 재경부 장관에 대비해
진 장관의 "안정" 이미지로 경제팀의 조화를 맞추기 위한 포석"이라며
"경륜과 친화력을 겸비한 진 장관이 경제조정의 윤활유 역할을 해주길 기대할
것"이라고 풀이.

<>.외교통상부는 홍순영 장관이 교체되고 이정빈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이 후임 장관으로 결정된데 대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홍 전 장관의 경우 그간 김대중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던 데다 특별한
실책도 없어 유임될 것으로 예상됐었기 때문이다.

홍 전 장관도 자신의 교체 사실을 개각 발표가 있기 30분 전에 청와대로부터
전화를 받고 알았다고 장관 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외교부 직원들은 신임 이 장관이 40여년간 외교부에서 잔뼈가 굵은
외교관이고, 업무처리 능력도 뛰어나다는 점에 대체로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해양수산부는 기대이상의 결과가 나왔다며 환영했다.

해양부는 전임 장관이 계속 교체대상으로 거론되다 막판에 유임이란 설이
흘러나오면서 내심 실망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동안 전혀 물망에 오르지 않았던 이항규 한국선급 회장이 장관
으로 발탁되자 희색이 만연했다.

이 장관이 20년이상 해운항만 행정을 꾸려온 전문가여서 관련정책을 수행
하는데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는 인식에서다.

또 이 장관의 성품이 온화하고 합리적이라는 점에서 "최선의 선택"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교육부는 문용린 신임장관이 국내에서 손꼽히는 교육전문가라는 점에서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해찬 전 장관이 불을 붙였던 교육개혁 작업이 김덕중 전 장관 취임
으로 주춤해졌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신임장관 부임을 계기로 다시 교육
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임 장관이 그동안 줄곧 교육개혁위원와 새교육공동체
위원회 등에서 일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우리 교육을 잘 아는 사람"이라고
환영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교육개혁 작업에도
상당히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행정자치부는 김기재 장관의 총선출마로 일찌감치 교체가 점쳐졌으나
최인기 장관 발탁은 의외라는 표정.

내무부와 총무처가 합친 행자부는 각자 출신에 따라 직원들의 표정이
엇갈렸다.

한 총무처 출신 직원은 "최근들어 그렇지 않아도 총무처출신 국장들이
잇따라 지방으로 전출돼 총무처 홀대가 시작됐다는 시각이 있다"며 "내무부
출신 새 장관부임과 함께 이 우려가 더욱 증폭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감을
감추지 못했다.

< 김성택,오형규,김병일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