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은 어깨가 무겁다.

해야할 일이 많은 반면 일하기는 어려운 여건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IMF사태 이후 계속돼온 구조조정작업을 완결지어야할 것은 물론이고, 새
경제팀은 우리 경제의 중장기 비전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작년과는 달리 여러가지로 불안한 물가를 안정시켜야할 것이고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분배구조를 개선하는데도 역점을 둬야할 것이다.

그러나 새 경제팀의 정책선택과 현실대응에는 제약이 너무도 뚜렷할 공산이
크다.

총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렇게 볼 수 있다.

이미 지난 연말 때아닌 겨울철 파업으로 예고된 것처럼 올봄 노사문제는
뇌관투성이다.

집단이기주의가 행동으로 옮겨지는 성향은 선거를 앞두고 더욱 두드러질
공산이 크다.

우리는 새 경제팀의 성패는 한마디로 경제를 얼마나 경제논리에 맞게
운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선거분위기에 휘말리지 않고 경제를 원칙에 맞게
운용해나가는 것이 새 경제팀의 과제라는 얘기가 된다.

절대로 쉽지않은 과제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막바지 단계에 온 구조조정작업은 공기업민영화등 공공부문개혁이 핵심이다.

노조등 이해관계자 집단의 반발이 적지않은 과제들이기도 하다.

차질없이 진행돼야할 사안이지만, 원칙대로 경제논리에 맞게 추진해나가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재정운용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사업을 정치권에서 계속 쏟아놓을 개연성을 결코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예산편성 이후 정치권에서 새로 제시한 사업만도 적지 않기 때문에 경제팀이
중심을 잃지말아야 할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재경장관 후임에 금감위원장을 전보하고 그 후임에 부위원장을 승진기용한
것은 지금까지의 구조조정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말해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공기업구조조정의 주무부처인 기획예산처장관의 유임도 맥락이 이어진다고
하겠다.

일관성있는 경제정책이 긴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한 인선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우리는 현 정부가 IMF위기를 잘 해결했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기업의욕을 떨어뜨리는등 문제가 없지않은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새 경제팀은 특히 이점을 유의해야한다고 본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 선거철에는 지나치게 관념적이고 반기업적인
주장들이 돌출할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특히 그러하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우리 경제가 가야할 방향을 직시하고 경제논리로 문제를
풀어나가길 기대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