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실시된 제41회 사법시험 1차시험에서도 출제 오류가 있었다는
판결이 나왔다.

사법시험 출제 잘못은 98년 제40회 1차시험에 이어 두번째로 국가고시에
대한 신뢰성 추락과 함께 추가 합격처리가 불가피해지는 등 파문이
예상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구욱서 부장판사)는 14일 송모씨
등 2백6명이 행정자치부를 상대로 낸 불합격처분 취소 청구소송에
대해 "2문제에서 출제 잘못이 발견된만큼 송씨 등 28명에 대한 불합격
처분을 취소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이 출제와 정답 선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한 11문제중 형법과 민법 각 1개문제가 정답이 없거나 2개인
것으로 판명됐다"며 "출제 잘못을 감안할 경우 합격선에 드는 28명에
대한 불합격처분은 취소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행자부는 헌법과 지식 재산권 등 3과목에서도 네 문제가 잘못
출제됐음을 발견, 채점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41회 사시 1차시험에서는 모두 6개의 문제가 잘못 출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관련, 행정자치부는 유사사례의 재발방지를 위해 다음 시험 때부터는
출제위원이 아닌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해 출제오류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김형선 고시과장은 이날 "정답시비가 해마다 제기되고 있어 올해 실시되는
42회 사법시험문제부터 교수,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문제 검증위원제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40회 1차시험에서 떨어졌다 행자부측의 직권취소 조치로 뒤늦게
합격한 태모씨 등 1백70여명은 이날 "불합격 처분으로 1년여간 불필요한
1차시험을 준비해야 했다"며 각각 2천여만원씩 총 34억여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손성태 기자 mrhand@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