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문화 '신풍속도'] (상) '벤처 1번지 성장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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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선릉 역삼 강남 교대 서초역에 이르는
테헤란로.
이곳은 밤낮 구별이 없다.
밀집한 벤처기업들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꿈꾸며 세계무대를 향해 도전하는 테헤란밸리를 집중
조명한다.
<> 왜 테헤란로로 몰리나 =지난 90년대 후반 들어 테헤란로에 벤처기업들
이 몰리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우선 정보교류가 쉽다는 점.
이곳엔 한글과컴퓨터 네이버컴 다음커뮤니케이션 드림위즈 네트로21
세원텔레콤 옥션 등 인터넷 및 정보통신 벤처기업들이 줄잡아 1천5백여개나
몰려 있다.
테헤란밸리를 만든 주역들이다.
사이버 결혼정보회사인 닥스클럽의 신동운 대리는 "인터넷 업체들이 몰려
있어 점심시간에라도 시간을 내면 만나서 자연스럽게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자금을 대주는 벤처캐피털도 40여개사나 된다.
한국기술투자 TG벤처 LG창투 우리기술투자 아주기술투자 무한기술투자
등 손꼽히는 벤처금융사들이 집결해 있다.
스틱아이티벤처투자 와이즈내일인베스트먼트 코웰창투 등 신설 창투사들도
대부분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곧 삼성동 아셈타워로 회사를 옮기는 CDIB&MBS의 김형근 이사는 "강북의
순화동에 홀로 떨어져 있다 보니 항상 정보전쟁에서 뒤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이전 이유를 설명했다.
국내 벤처자본의 절반을 넘는 2조원 정도가 테헤란밸리에 모여 있다.
(신한경제연구소 윤정현 팀장)
<> 벤처기업의 새 양태와 신풍속도 =테헤란밸리의 젊은 벤처기업들은
기존 기업과는 다른 문화를 보여 준다.
해외 유학파 등 30대 전후의 고급 인력들이 CEO(최고경영자)나 CFO
(재무경영자) CTO(기술경영자) COO(관리경영자) 등으로 오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성진씨앤씨의 경우 최근 미국 보잉사 마이크로소프트사 등을 거쳐
한국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팀장으로 일해온 김진(36)씨를 연봉 1억2천만원에
영입키로 결정했다.
김씨는 다음달부터 근무하면서 외자유치 및 미국 나스닥상장 업무를 맡을
예정.
이 회사는 이미 CTO(임인건 부사장겸 연구소장)와 COO(김창수 부사장)를
두고 있다.
또 테헤란밸리는 한국에서 벤처모임이 가장 활성화된 곳이다.
필요한 기술동향과 사업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건전한 사교 모임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비즈니스 관계자들의 모임인 "이브" 및 "IB리그", 한국종합기술금융
(KTB) 출신들이 만나는 "화사회", 벤처캐피털리스트 및 기업인들의 모임인
"삼록회" 등이 그 예다.
이들 모임에선 벤처를 주제로 한 자연스러운 대화가 격의 없이 이뤄진다.
<> 벤처 지원사업도 호황 =이 일대의 상인 변호사 홍보사 등이 벤처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히 벤처기업의 홍보전문 회사들이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신설 홍보사
설립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곳엔 드림커뮤니케이션즈 퓨처커뮤니케이션 링크인터내셔널 등 30여개
홍보대행사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은 벤처기업들로부터 연간 3천만~5천만원의 적지 않은 수수료를
받지만 의뢰가 몰려 우수 업체를 골라야만 하는 상황.
테헤란의 벤처인들이 여는 세미나나 회사설명회 친목회 등으로 인근의
인터컨티넨탈, 라마다 르네상스, 리츠칼튼 등 호텔들도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인터컨티넨탈의 최용길 연회부장은 "전체 연회행사의 30%를 정보통신
업체들이 차지한다"며 "이들 업계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만 연간 3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또 미래의 벤처인을 키우는 "벤처학원"이 생겨나기 시작, 현재
삼성SDS 멀티캠퍼스, 쌍용정보통신 교육센터, 비트컴퓨터 교육센터 등
10여개 업체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벤처전문 인력을 양성해 내는 이들 학원엔 지방에서
올라온 벤처지망생까지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밖에도 벤처인들의 생활습관에 맞춰 24시간 영업을 하는 근처의 카페
편의점 식당 사우나 등도 덩달아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 테헤란밸리의 한계 =테헤란로가 한국 벤처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미화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자칫 성남.분당.용인 벨트나 안산 대전 천안 포항 등 지방의 테크노밸리
지역을 소홀히 취급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테헤란로는 장점도 있지만 취약점 또한 많다.
무엇보다 생산기지가 아닌데다 이 지역내 대학이 없어 벤처산업 발전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산학협동이 이뤄지기 힘들다.
이 점에서 미국 이스라엘 대만 등 벤처 선진국의 하이테크밸리와 큰 차이
가 있다.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허점이 있다.
테헤란로의 밤문화는 양면성을 가진다.
밤샘으로 연구개발에 몰두하는 벤처빌딩의 뒤편엔 단란주점이나 룸살롱의
불빛도 함께 흥청거린다.
생산보다는 소비타운으로 변모할 위험성이 있다는 얘기다.
< 문병환.서욱진 기자 m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7일자 ).
테헤란로.
이곳은 밤낮 구별이 없다.
밀집한 벤처기업들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꿈꾸며 세계무대를 향해 도전하는 테헤란밸리를 집중
조명한다.
<> 왜 테헤란로로 몰리나 =지난 90년대 후반 들어 테헤란로에 벤처기업들
이 몰리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우선 정보교류가 쉽다는 점.
이곳엔 한글과컴퓨터 네이버컴 다음커뮤니케이션 드림위즈 네트로21
세원텔레콤 옥션 등 인터넷 및 정보통신 벤처기업들이 줄잡아 1천5백여개나
몰려 있다.
테헤란밸리를 만든 주역들이다.
사이버 결혼정보회사인 닥스클럽의 신동운 대리는 "인터넷 업체들이 몰려
있어 점심시간에라도 시간을 내면 만나서 자연스럽게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자금을 대주는 벤처캐피털도 40여개사나 된다.
한국기술투자 TG벤처 LG창투 우리기술투자 아주기술투자 무한기술투자
등 손꼽히는 벤처금융사들이 집결해 있다.
스틱아이티벤처투자 와이즈내일인베스트먼트 코웰창투 등 신설 창투사들도
대부분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곧 삼성동 아셈타워로 회사를 옮기는 CDIB&MBS의 김형근 이사는 "강북의
순화동에 홀로 떨어져 있다 보니 항상 정보전쟁에서 뒤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이전 이유를 설명했다.
국내 벤처자본의 절반을 넘는 2조원 정도가 테헤란밸리에 모여 있다.
(신한경제연구소 윤정현 팀장)
<> 벤처기업의 새 양태와 신풍속도 =테헤란밸리의 젊은 벤처기업들은
기존 기업과는 다른 문화를 보여 준다.
해외 유학파 등 30대 전후의 고급 인력들이 CEO(최고경영자)나 CFO
(재무경영자) CTO(기술경영자) COO(관리경영자) 등으로 오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성진씨앤씨의 경우 최근 미국 보잉사 마이크로소프트사 등을 거쳐
한국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팀장으로 일해온 김진(36)씨를 연봉 1억2천만원에
영입키로 결정했다.
김씨는 다음달부터 근무하면서 외자유치 및 미국 나스닥상장 업무를 맡을
예정.
이 회사는 이미 CTO(임인건 부사장겸 연구소장)와 COO(김창수 부사장)를
두고 있다.
또 테헤란밸리는 한국에서 벤처모임이 가장 활성화된 곳이다.
필요한 기술동향과 사업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건전한 사교 모임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비즈니스 관계자들의 모임인 "이브" 및 "IB리그", 한국종합기술금융
(KTB) 출신들이 만나는 "화사회", 벤처캐피털리스트 및 기업인들의 모임인
"삼록회" 등이 그 예다.
이들 모임에선 벤처를 주제로 한 자연스러운 대화가 격의 없이 이뤄진다.
<> 벤처 지원사업도 호황 =이 일대의 상인 변호사 홍보사 등이 벤처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히 벤처기업의 홍보전문 회사들이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신설 홍보사
설립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곳엔 드림커뮤니케이션즈 퓨처커뮤니케이션 링크인터내셔널 등 30여개
홍보대행사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들은 벤처기업들로부터 연간 3천만~5천만원의 적지 않은 수수료를
받지만 의뢰가 몰려 우수 업체를 골라야만 하는 상황.
테헤란의 벤처인들이 여는 세미나나 회사설명회 친목회 등으로 인근의
인터컨티넨탈, 라마다 르네상스, 리츠칼튼 등 호텔들도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인터컨티넨탈의 최용길 연회부장은 "전체 연회행사의 30%를 정보통신
업체들이 차지한다"며 "이들 업계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만 연간 30억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또 미래의 벤처인을 키우는 "벤처학원"이 생겨나기 시작, 현재
삼성SDS 멀티캠퍼스, 쌍용정보통신 교육센터, 비트컴퓨터 교육센터 등
10여개 업체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벤처전문 인력을 양성해 내는 이들 학원엔 지방에서
올라온 벤처지망생까지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밖에도 벤처인들의 생활습관에 맞춰 24시간 영업을 하는 근처의 카페
편의점 식당 사우나 등도 덩달아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 테헤란밸리의 한계 =테헤란로가 한국 벤처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미화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자칫 성남.분당.용인 벨트나 안산 대전 천안 포항 등 지방의 테크노밸리
지역을 소홀히 취급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테헤란로는 장점도 있지만 취약점 또한 많다.
무엇보다 생산기지가 아닌데다 이 지역내 대학이 없어 벤처산업 발전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산학협동이 이뤄지기 힘들다.
이 점에서 미국 이스라엘 대만 등 벤처 선진국의 하이테크밸리와 큰 차이
가 있다.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허점이 있다.
테헤란로의 밤문화는 양면성을 가진다.
밤샘으로 연구개발에 몰두하는 벤처빌딩의 뒤편엔 단란주점이나 룸살롱의
불빛도 함께 흥청거린다.
생산보다는 소비타운으로 변모할 위험성이 있다는 얘기다.
< 문병환.서욱진 기자 m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