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신탁회사가 "사자"로 돌아선 것인가.

투신사가 3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하자 이같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17일에는 외국인과 함께 "상끌이 매수"에 나서 주가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오는 2월8일 대우채권의 환매에 대비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야 하는 투신사
들이 연일 매수우위에 나서자 증권업계는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투신사 펀드매니저들은 이에대해 "대우채권 환매와 관련한 자금압박은 그리
크지 않다"면서 "지난주 4일간 주가가 많이 떨어진데 따른 저가매수로 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투신권이 순매수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진단해본다.

<>투신의 최근 매매동향 =투신은 스폿펀드 환매물량으로 연초들어 줄곧
매도세를 일관하다 지난 13일이후 순매수로 돌아섰다.

13일 3백16억원, 14일 7백70억원, 17일 2천10억원등 매수강도는 갈수록
세지고 있다.

이춘수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는 "환매신청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
편입비율이 낮은 펀드를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어 투신권이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폿펀드 만기청산에 따른 악성매물이 일단락된데다 일반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권오경 한국투신 마케팅팀장은 "주식형수익증권의 수탁고는 환매와 신규자금
유입등으로 균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매수 지속될까 =오는 2월8일 대우채권 95%환매에 대비해 투신사들은
현금을 확보해야될 처지에 놓여있다.

환매규모가 20조원이 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때문에 주식형펀드로 자금유입이 이뤄지지 않는 한 투신의 지속적인
매수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투신사 펀드매니저들은 대우채권 환매와 관련된 주식매도 압력은
미미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조재홍 한투 펀드매니저는 "대우채권 환매는 공사채형펀드의 문제이지
주식형펀드와는 별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채 환매와 관련한 투신의 주식매도 압력은 투신의 채권매도에
따른 금리상승과 금융시장불안을 예상해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주식비중을
줄이는 것으로 이해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우채 환매비율이 50%에서 80%로 확대된 지난해 11월10일을 전후해
투신사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10월 한달간 투신사는 9천억원을 순매수했으며 11월8에서 11월12일
에는 1천9백90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이종성 대투 펀드매니저는 "2월8일이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투신이 매수우위
를 보이고 있는 것을 보면 이미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신규자금 유입이 관건 =공모주에만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를 제외한
주식형수익증권의 수탁고는 정체내지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투신사 영업담당자들은 주가가 1,100선을 넘어야만 주식형수익증권으로
자금이 새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달리 뮤추얼펀드에는 최근 자금유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투신권의
매수강도를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미 한달여만에 1조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마이다스에셋 KTB자산운용등 7개 자산운용회사들도 내달초까지 총 1조원
규모의 펀드를 모집할 계획이다.

자금유입 규모에 따라 매수강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장진모 기자 j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