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르노의 대우 상용차 인수 방침 결정은 르노가 본격적인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음을 의미한다.

르노는 지난해 닛산을 인수한데 이어 최근 삼성자동차와 대우상용차 인수전
에 돌입함으로써 GM과 포드가 양분해온 아시아 M&A시장에 새로운 복병으로
떠오르게 됐다.

르노의 이같은 움직임은 한국에 승용 및 상용차 부문을 포괄하는 전략적
생산기지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르노의 아시아 전략 =르노는 일본에 이어 한국내 거점마련을 통해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연산 5백만대 체제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5백만대 생산은 2000년대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본 요건.르노
입장에선 세계 "톱 파이브(5)"로 올라선다는 야심찬 계획의 실행 수순인
셈이다.

특히 르노는 자신의 강점인 환경 기술을 아시아 메이커에 접목시켜 미국과
유럽시장내 다양한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한국과 일본에 승용차와 상용차 부문 사업을 동시에 전개함으로써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동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이런 측면에서 르노는 GM 포드보다 더 효과적으로 한국시장에 뿌리를 내릴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삼성자동차와 대우상용차 인수를 위해 르노가 "적절한"가격을 제시한 것도
보다 멀리 내다본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시장 선점을 통해 구미업체에 비해 취약한 아시아시장 영업력을
보강할 수있다.

<>빨라지는 대우차 처리 =르노의 대우 상용차 부문 인수는 대우 승용차
부문의 인수에 큰 도움이 된다.

대우 상용차 부문은 GM 포드가 덤벼든 승용차 부문과 달리 원매자를
찾지못해 채권단이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특히 승용차 부문이 팔려나간뒤의 상용차 부문을 처리할 방도가 없어 승용차
부문의 처리 과정에 걸림돌이돼 왔다.

채권단은 최소한 헐값에 "끼워팔기"는 면한 이상 대우 승용차부문 협상에
주력할 수 있게됐다.

<>정상화하는 자동차 산업 =어쨌든 국내 자동차업계는 르노의 잇따른
인수시도로 가동률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내수 경기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현대 기아 등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은
고전을 면치못한게 사실이다.

이들 업체의 설비와 인력이 사장되지 않는 점도 다행이지만 새 주인을
맞아 보다 적극적인 생산이 가능해졌다는 측면에서 르노의 적극적인 자세는
지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또 르노의 대우상용차 인수는 기술적 측면에서 현대 등 국내업계의 기술개발
을 촉진시키는 순기능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부품업체의 기술력 향상도 빼놓을 수 없다.

르노와 일본 닛산 닛산디젤의 원천기술이 국내 산업 성장에 보탬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볼보 미쓰비시등 해외선진업체와 현대와의 전략적 제휴가 더욱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김용준 기자 juny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