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연출가 김민기(극단 학전 대표)씨.

그가 94년 처음 선보인 "지하철 1호선"이 굽이굽이 돌아 1천회를 향해
치닫고 있다.

오는 2월6일 오후3시 공연.

김씨가 기관사를 맡아 운행해온 지 6년만이다.

같은 극단에서 동일 연출가가 1천회의 공연기록을 세운 것은 국내
공연계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다.

"돌아보니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같은 공연을 2~3번씩 봐준
관객, 2시간30분동안 쉴새없이 뛰는 연기를 잘 참고 소화해준 배우들이
없었다면 결코 이룰 수 없는 기록입니다"

"지하철..."은 서울의 심장을 관통하는 1호선 전철이 무대.

우리사회의 이방인인 연변 처녀 "선녀"의 눈을 통해 위선과 허영으로 가득한
서울의 모습을 파헤쳤다.

김씨의 날선 사회의식이 오롯이 묻어난다.

원작자인 폴커 루드비히도 공연을 직접 본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원작이 1호선에 얽힌 우리사회의 문제들을 담아내기에 스토리라인이
약하다고 생각해서 588이나 걸레 등을 등장시켰습니다. 마침 청량리가
1호선의 종착역이라 아구가 맞아떨어졌죠"

1천회 공연을 앞두고서는 김씨보다 오히려 독일측의 관심이 남다르다.

해외에서 독일 원작이 상설 공연으로 자리잡은 경우도 처음있는 일인데다
15년째 공연되고 있는 독일 그립스 극단의 "line 1"도 936회로 아직 1천회를
돌파하지 못했기때문이다.

"9백9십9회째 공연에서는 내한한 원작자와 작곡가가 작품에 대한 대담을
갖고 1천회 공연에서는 지하철을 거쳐간 66명의 국내 배우들과 원작 배우
토마스 아렌스가 한 무대에 섭니다. 1호선에 몸을 싣고 있는 기관사 승무원
승객들이 총 출동하는 셈이죠"

(02)763-8233

< 김형호 기자 chs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