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이 벌써 50%에 육박하고 있다.

반도체가격 회복세가 공격적인 외국인 매수세의 주요배경으로 꼽히지만
다른 시각도 있다.

증시 일각에선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대해 그린메일링(경영권 위협을 내세운
주식 되팔기)을 시도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는가 하면 삼성전자는
이에 맞서 주권액면분할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18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10월28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삼성전자주식을 1조8천9백30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기간 외국인의 총순매수(4조3천9백17억원)의 43.1%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올들어서는 외국인 순매수(6천3백5억원)의 88.9%인 5천6백3억원어치의
삼성전자를 사들였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7일 현재 48.7%로 작년 10월27일
43.2%보다 5.5%포인트나 높아졌다.

이같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도 지속적으로 상승, 17일 장중 한때
30만9천원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매집하는 것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2.4분기 이후 초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정보통신 단말기나 박막액정표시장치(TFT LCD) 부분도 호황을 보여 높은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가 일부에선 외국인들의 매수강도가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강해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와병설이 나돌기 시작한 때다.

한 증권전문가는 "외국인중 일부는 삼성전자에 대해 그린메일링을
시도하려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메일링은 일정한 조건을 달아 대주주에게 주식을 되파는 것을 말한다.

이에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외국인 지분율이 50%를 넘은 적이
있지만 그린메일링같은 움직임은 없었고 외국인들의 주식매수는 반도체경기
활황에 따른 지극히 정상적인 투자패턴의 일환"이라고 그린메일링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 다른 증권전문가는 "연초부터 증시에 삼성전자 액면분할설이 돌고
있다"며 "액면분할로 주가가 높아지고 외국인이 차익을 실현토록 하면
그린메일링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그런 얘기가 나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그룹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공식적으로 19.27%에 불과하다.

우리사주조합과 비공식 지분율을 합하더라도 35%이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조주현기자 fores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