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유가격이 한때 배럴당 28달러(WTI기준)를 넘어서는등 급등세를 타고
있지만 국내 증시에 미치는 파괴력은 전처럼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 물가와 산업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작기 때문이다.

한국은 원유를 전량 수입하기 때문에 원유가격이 상승하면 전체 산업비용이
증가하는등 타격을 받아왔다.

기업의 수익이 악화되고 물가는 오르는 구조였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도 상승했다.

그 결과 증시가 영향을 받았다.

지난 1970~1980년대 석유파동 때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대우증권 조사부의 이효근, 김기형 연구위원은 유가상승을 감안해도 국내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는 각각 최대 2.9%, 3.3% 상승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을 감안할 때 이 정도의 물가수준은 금리상승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가 크게 상승하지 않는 이상 주가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동원경제연구소의 최준영 과장은 "과거와 달리 최근 3년간 국제원유가격이
떨어지면 주가가 떨어지고 오르면 주가도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경기가 좋아질수록 기업들이 유가상승에 따른 원가부담을 제품
가격에 쉽게 반영시킬 수 있어 수익력이 개선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업종별로 원가부담을 제품가격에 즉시 반영할 수 있는가에 따라 관련
종목의 주가움직임이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가부담이 큰 SK(주) 쌍용정유등 정유업체는 석유제품가격에 바로
반영할 수 있어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SK(주)의 경우 예멘 마리브유전등 해외유전개발로 오히려 배당금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삼환기업 현대상사 대성산업등도 해외유전개발에 참여하고 있어 수혜를
기대했다.

한화석유화학 호남석유화학 대한유화등 석유화학업체 역시 제품가격에 대한
원가 반영정도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연료비 비중이 큰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은 전기요금이나 항공요금에
곧바로 원가부담을 반영할 없는 단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