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바 "2월 대란"을 막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마련한 수익증권 환매대책의 골자는 크게 두가지다.

최대 35조원의 유동성을 동원, 환매로 인한 후유증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게
첫번째이자 적극적 대책이다.

2월8일 전에 대우채 펀드를 최대한 펀드로 전환시키겠다는게 두번째이자
다소 소극적 대책이다.

정부는 이 두가지 방안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 19일 의미있는 두가지
움직임을 보였다.

이용근 금융감독위원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달중 35조원의 유동성을
마련, 다음달 8일 이후의 환매에 대비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런가 하면 강병호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이날 오후 3시 증권사 및 투신사
사장단 회의를 소집, 2월8일 전에 다른 상품으로 전환을 적극 유도하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두가지 대책이 적절히 시행될 경우 "2월 대란설"은 금방 사라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 환매동향 =지난해말 현재 투신권이 보유한 대우채권 편입 공사채형 펀드
잔액은 69조2천억원에 달한다.

작년 8월12일 현재 1백50조6천억원에 비하면 54% 감소한 수준이다.

이중 다음달 8일 95%가 지급되는 개인및 일반법인분은 32조2천억원이다.

문제가 되는건 개인및 법인이 보유한 32조2천억원중 다음달 8일 이전에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 23조5천억원이다.

이들 펀드는 2월8일 직후에 환매될 공산이 크다.

뿐만 아니다.

내년 2월8일 전에 만기가 돌아오는 비대우 펀드도 18조-19조원에 달한다.

이들 돈이 한꺼번에 빠져 나갈 경우 최대 43조여원이 인출될 수 있다.

금감위는 이중 15조-30조원 가량을 환매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미 만기가 됐지만 아직 찾아가지 않은 돈은 즉시 환매될 가능성이 낮으며
2월8일 이전에 상당액의 펀드가 환매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 유동성지원 =금감위는 내년 2월8일이후 30조원 가량이 환매된다는 가정
아래 35조원의 유동성을 이달중 확보키로 했다.

우선 투신사들이 자체 보유한 현금성 자산 13조여원을 즉시 투입키로 했다.

이와함께 자산관리공사가 투신사의 대우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6조5천억원을 공급키로 했다.

아울러 증권금융에서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에 각각 1조원씩 총 2조원을
이달중 지원키로 했다.

여기에 채권시장안정기금이 보유한 현금(4조여원)과 채권(6조여원)으로
10조여원을 투입키로 했다.

이것도 모자라면 한국은행에서 투신사에 직접 유동성을 지원한다는 방안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렇게 마련한 35조원을 융단폭격식으로 쏟아부을 경우 상당액의 환매가
이뤄지더라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금방 가실 것으로 금감위는 판단
하고 있다.

<> 대우펀드의 전환유도 =정부는 내년 2월8일 이전에 환매를 적극 유도,
환매가 한꺼번에 몰리는걸 방지키로 했다.

강병호 금감원 부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이달중 판매될 자유전환형펀드와
후순위채펀드및 기존 하이일드펀드로 대우채 펀드를 전환토록 적극 유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위는 이를위해 하이일드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CBO
펀드(후순위채펀드)를 가능하면 빨리 시판토록 독려키로 했다.

아울러 주식형및 공사채형 펀드나 공모주펀드 등 성격이 다른 5~6개 펀드를
고객들이 별도의 수수료부담없이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는 "자유전환형펀드"
도 투신사들의 약관작업이 끝나는대로 조기 허용키로 했다.

또 원하는 투신사에 한해 수수료를 받지 않고 주식형및 하이일드펀드로
전환하는 것도 허용키로 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