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0선에서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 뒤 2월8일 전후까지
60일이동평균과 20일이동평균 사이에서 등락하는 박스권 장세가 펼쳐질
것이다".

주가가 예상외로 폭락한데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추가하락을 우려하면서도
"930선지지"에 강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대우채권의 95%가 지급되는 2월8일을 앞두고 금리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국제유가도 상승하는등 여건이 불안하지만 이들은 기업의 실적이 좋은데다
외국인이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반등에 성공하더라도 큰폭의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우며 미국주가가 흔들릴
경우엔 900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폭락장세를
지켜보는 증시전문가들이 보는 진단이다.

<>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본부장 =주식의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
주가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으며 고객예탁금도
9조5천억원에서 정체돼 있다.

반면 작년 11~12월에 쏟아졌던 유상증자와 코스닥공모 물량이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다.

회사채유통수익률이 연10.4%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자금이 주식으로
유입되기는 힘들다.

일시적으로 900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기업실적이 좋기 때문에 저가매수기회로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 =프로그램매도물량이 쏟아진데다 미국증시와의
동조화 때문에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2월8일을 앞두고 금리가 상승하는등 금융시장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주가가 선반영되고 있는 탓도 적지 않다.

120일이동평균선(930.43)의 지지력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나 시장의 상승
기조가 무너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종합주가지수 950선 아래에서는 정보통신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를 해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김기환 마이다스자산운용 이사 =외국인들이 현물에서 순매수하는 반면
선물을 순매도하는등 상반된 투자행태를 보이고 있는 점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외국인의 순매수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지
못하고 있다.

개인들도 작년말에 실탄을 거의 사용했기 때문에 매수보다는 매도에 치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월까지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20일선에서 지지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900선 밑으로 떨어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

<>강인호 한빛은행 단위형금전신탁과장 =최근 하루 거래량이 2억1천만주에
머무르고 있다.

거래가 부진하다는 것은 시장에너지, 즉 주식을 살 힘이 없다는 뜻이다.

외형상으로는 주식형 수익증권이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주식매수
여력이 거의 없는 하이일드펀드를 제외할 경우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하루에 2천억원을 넘지 않을 경우에 주가상승은
힘들어 보인다.

회사채수익률이 한자리수로 떨어지고 대우채권과 관련돼 투자신탁회사들이
환매부담에서 벗어날 때까지 주가는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생각된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