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5시 인천시 계양구 효성동에 있는 LG수퍼마켓 부평점.

매장 입구부터 장날을 방불케 할 정도로 요란하다.

주차요원들이 이리 저리 뛰며 고객들의 주차를 돕고 있다.

매장 안에는 열기가 후끈하다.

저녁 찬거리를 사러 나온 주부들이 매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점심 때까지만 해도 지나치게 넓게 보이던 통로가 이제는 좁게 느껴진다.

인근 현대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미숙씨(38)는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물건이 싱싱해서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바구니에서 부대찌개 재료를 꺼내 보이며 "주부들이 먹거리를
사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라고 평했다.

김씨의 말대로 LG수퍼마켓 부평점은 지역주민들의 반찬가게로 확실히
자리를 굳혔다.

이곳에는 먹거리에 관한한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3백평 가량인 부평점 매장에는 과일 채소는 물론 수산물 축산물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3천여개 품목이 고루 진열돼 있다.

하지만 이 점포가 지역주민한테 사랑받게 되기까지는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98년 4월 개점 직후엔 주부들 사이에 "LG는 값이 비싸다"는 소문이 돌았다.

중류층.서민층의 주거밀집 지역에 들어선 LG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반경 2km 이내에 경쟁점포가 다섯개나 버티고 있었다.

하는수 없이 일부 품목의 값을 내리기도 했다.

LG는 그러나 전반적으로 가격을 손대지는 않았다.

그 대신 품질과 서비스로 경쟁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특히 선도를 유지하는데 주력했다.

과일과 채소의 경우 그날 들어온 것은 그날 모두 판매한다는 당일완매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쇠고기 돼지고기도 그날 가공한 고기는 당일에만 파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폐점 1시간이나 30분전에는 남은 채소나 고기를 정상가격보다
20% 또는 30% 싸게 팔아치우곤 했다.

고객이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정성을 쏟았다.

가령 계산대에는 3명 이상 줄지어 기다리지 않도록 배려했다.

붐비는 시간대에는 계산요원을 늘리고 계산대 8개를 모두 가동했다.

또 출구에 "고객의 소리함"을 비치해놓고 고객의 불평과 충고에 귀를
기울였다.

그 결과 어느 순간부터 LG수퍼마켓 부평점은 "물건이 싱싱하고 친절한 곳"
이란 말을 듣게 됐다.

고객들의 호평은 자연 매출증가로 이어졌다.

첫해인 1998년중 2천5백50만원에 그쳤던 일평균 매출은 지난해 2천8백50
만원으로 늘었다.

연간 순익도 2억원에서 3억5천만원으로 증가했다.

부평점은 올해는 일평균 매출을 3천80만원으로 늘리고 연간 4억원의 순이익
을 낸다는 목표다.

LG수퍼마켓 부평점에서 특히 눈에 띄는 곳은 축산물 매장과 즉석식품(HMR)
매장이다.

한우고기 매대에는 선홍빛 냉장육이 진열돼 있다.

색깔이 짙은 쇠고기에는 "20% 세일", 또는"30% 세일"이란 표지가 붙어
있다.

축산물 담당자는 "진공포장을 뜯어 가공한 다음엔 24시간 안에 팔고 남은
고기는 할인판매한다"고 설명했다.

즉석식품 매장은 특히 맞벌이주부들한테 인기를 끄는 코너다.

이곳에는 2천8백원짜리 우엉김밥을 비롯, 부대찌개재료 된장찌개재료 잡채
판죽 등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즉석식품들이 잔뜩 진열돼 있다.

LG수퍼마켓 부평점은 LG유통이 "수퍼마켓 지상 건립"을 목표로 정한 뒤
맨먼저 개점한 점포이다.

이 점포가 자리를 잡은 덕분에 지하에 들어서 있던 수퍼마켓들이 지상으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 김광현 기자 khkim@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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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포인트 >

- 이미지 : 날마다 싱싱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곳

- 매장 : 지상주차장에서 곧장 1층 매장으로 연결됨

- 입지 : 아파트 밀집지역 경쟁심하나 소비층 두터움

- 마케팅 : 당일판매원칙 고수 매월 할인행사 실시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