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사람이 한다"

현명관 삼성물산 대표이사 부회장의 기업철학이다.

그는 종합상사의 경쟁력은 인적 자본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상사맨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전문성과 신뢰성을 먼저 꼽는다.

리더는 행동으로 직접 보여 줘야 한다는 그는 디지털 시대를 선도하는 최고
경영인으로서 솔선수범하고 있다.

지난 1998년 5월 중국 출장을 다녀온 후 느낀 소감 등을 전직원에게 전자
우편으로 보내 사내에 화제가 됐다.

1993년 부산 구포열차 사고 때는 현장에 직접 내려가 사태를 수습했다.

"적자를 낸다는 것은 IMF건 주재국의 정변이건 어떠한 경우에도 인정할 수
없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익이 나지 않아 청산하는 것은 당연하다"

외환위기 상황에서 그는 구조조정과 변신을 동시에 수행했다.

그 결과 1997년말 6백60%에 이르던 부채비율을 1백70%로 낮춰 종합상사중
가장 먼저 "탈 IMF"에 성공했다.

인터넷 사업을 21세기 미래전략사업으로 일찌감치 선정하고 2년 전에 기업
인프라를 인터넷 기반으로 바꿨다.

인터넷 쇼핑몰사업은 이제 국내 정상에 올랐다.

인터넷 무역사이트인 머천트시스템은 지난해 영국의 경제전문지인
파이낸셜 타임스에 의해 올해의 우수사이트로 뽑혔다.

벤처사업팀을 신설하고 1백억원의 자금을 조성해 벤처기업 육성의 새로운
장도 열었다.

그는 삼성그룹에서 내로라하는 공채 출신을 제치고 1993년 11월 그룹
비서실장을 맡아 3년동안 그룹 관제탑이자 조타수 역할을 수행했다.

삼성 내에서는 법대 출신다운 치밀함에 추진력까지 갖춘 외유내강형으로
평이 나 있다.

감사원이라는 안정적인 공직을 박차고 자비로 일본 게이오대학 유학을
결행할 만큼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즐기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부회장이 된 지금도 신문이나 자료에 밑줄을 그어가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보고를 받을 때도 일일이 내용을 메모하고 완전히 이해해야 넘어가는
스타일이다.

최근에는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도 마련해 공개했다.

"가장 두려운 적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겠다는 창의
와 도전의식을 갖는다면 최후의 승리자가 될 것이다"

<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