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후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겠다"

20일 새천년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이 창당대회 치사에서 이런 언급을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김 대통령이 밝힌 정확한 내용은 "북한 김정일 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
을 열어서 민족의 화해와 한반도 평화, 그리고 남북간 공존공영의 상호협력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도록 제의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김 대통령은 총선에서 국민이 새천년 민주당에 힘을 준다면 이를 배경으로
하겠다는 토를 달고 있다.

김 대통령이 이런 말은 한 것은 <>남북한 당국간에 정상회담을 위한 상당한
물밑접촉이 이뤄지고 있거나 <>총선을 의식해 남북문제를 거론했을 가능성
중 하나다.

우선 남북한 당국이 정상회담을 위해 직간접 접촉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이다

현재까지 이를 확인해주는 쪽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도 이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가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남북한 간에)몇가지 의미 있는 변화가 보이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이 다소간의 우여곡절이 있지만 중단되지 않고
진행되는 것은 북한이 김 대통령의 통일정책에 어느정도 믿음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햇볕정책의 진심을 북한이 이해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바탕 아래서 남북한간 비공개 대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대화의 주제는 남북정상회담에 모아지고 있다는 추측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김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관련언급이 총선을 의식해 한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통일부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하는 것을 그 증거로 제시한다.

김 대통령도 "새천년 민주당에 힘을 실어줄때 가능하다"고 남북정상회담의
전제를 확실히 하고 있다.

현재는 "남북간 물밑접촉"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와관련, 김대통령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언급할 정도면 "뭔가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강하다.

게다가 북한 당국도 김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진심을
읽었다는게 북한문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시기가 문제일 뿐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선 올상반기에 분위기가 무르익어 올해안에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 김영근 기자 yg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