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가 내각제 강령을 배제한 새천년민주당을
향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있다.

김 명예총재는 21일 오전 마포당사에서 비운동권 총학생회장 출신들의
모임인 "파워 비전 21" 회장단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민주당이 말로만
(내각제를) 승계하겠다고 하는데 국민앞에 서명을 했어도 지키지
않는 것을 말로 한다면 누가 믿겠느냐"며 민주당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이어 "국민회의와 내각제 약속을 하고 운영해 왔는데 처음과
상황이 달라졌다"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김 명예총재는 "그쪽(민주당)에서 내각제를 강령에 넣지 않는 이유로
"선진국에서는 정강정책에 권력구조를 명기하는 일이 없다"고 주장했는데
선진국에서는 이미 국가의 기본틀이 정착됐기 때문에 논의할 필요가
없지만 우리는 사정이 다르다"며 내각제가 국민과의 약속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남의 말을 존중할 줄 알고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도출해서
국민에게 봉사할 방법을 찾아내야 하는데 남의 말은 듣지고 않고
욕을 하면서 입만 벌리면 민주주의를 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중심제와 관련,김 명예총재는 "임기 5년간 혁명을 하기전에는
건드릴 수 없는 무소불위의 제도"라고 규정한 뒤 "역대 대통령들이
집권 3,4년째가 되면 터무니 없는 과욕을 부리다 불행을 자초했다"며
청와대에 대한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이에 앞서 20일 김 명예총리는 "저희들끼리 잘해보라"며 새천년
민주당 창당대회에 불참하는 등 내각제 강령 배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었다.

김형배 기자 khb@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