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의 벤처형 경영에는 외부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빼놓을수
없다.

대기업들은 기존 사업부를 과감히 독립시켜 경영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유망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기술연관성이 높은 벤처기업을 거미줄처럼 엮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한계에 이른 기존 시장에 집착하기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 벤처투자 확대 =대부분 대기업이 벤처투자 펀드를 설립해 전자 정보통신
인터넷 디지털 생명공학 환경 등 미래 핵심산업 관련 유망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삼성은 삼성벤처투자를 포함해 물산 전기 등에서 3천5백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현대도 현대기술투자를 중심으로 상사 등을 통해 2백8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LG의 LG창업투자(5백억원)와 SK의 STIC IC벤처투자(1백80억원) 등도 벤처
투자 전담펀드다.

한화 금호도 각 2백억~1천억원대 벤처펀드를 조성했다.

포항제철은 포스텍기술투자를 통해 34개업체에 투자하고 있다.

코오롱은 2002년까지 1천억원의 벤처펀드를 조성, 벤처투자에 나설 예정
이다.

<> 벤처제휴 확산 =인터넷 분야에서 안정된 입지를 굳힌 벤처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도 활발하다.

최근 새롬기술과 지분투자 형태로 제휴, 무료전화 사업을 공동추진키로 한
삼성이 대표적인 사례.

현대종합상사도 인터넷관련 토털 솔루션업체인 서울시스템과 전략적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벤처기업에 대한 공동 투자, 소프트웨어 개발과 판매, 상호출자
등을 추진키로 했다.

연구개발 부문도 마찬가지다.

LG는 최근 미 벤처기업인 테세라사와 반도체 패키지용 인쇄회로기판을 공동
개발키로 합의했다.

국내 벤처기업인 아시아디자인으로부터는 컴퓨터 중앙연산처리장치인
32비트급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신기술을 이전받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 인큐베이팅과 분사 =삼성물산은 지난해 벤처 과거를 통해 모두 1천2백개
의 벤처기술 아이템을 확보했다.

올해 3백억원을 50개사에 투자하고 기술과 인력, 마케팅도 지원할 계획이다.

대기업이 벤처보육사업(인큐베이팅)에 나서는 이유는 본업과 시너지 효과를
높이거나 신규 사업 원천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단계에 오른 인터넷사업팀은 적극 분사화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인터넷 쇼핑몰과 방송 등 성장단계에 올라선 인터넷사업팀을
모두 분사할 계획이다.

SK상사는 2005년까지 모든 사업부를 독립시키고 임직원을 전원 계약직으로
전환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벤처투자는 투자이득보다는 신기술 확보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