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고 깜짝 놀랐다.

놀란 한편으로는 "그럴거야"라고 고개가 끄떡여지기도 했다.

지난 한해동안 전국적으로 단란주점과 룸살롱이 지난 98년에 비해 무려
52.6%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6천개업소 가까이가 새로 생겼다한다.

서울 거리를 걷다보면 도심이고 변두리고 가릴 것 없이 어떻게 이렇게 먹고
마시고 하는 가게들로 꽉 차 있을까,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을 해 보았을
것이다.

이같은 통계는 결국 우리 사회가 얼마나 소비적이고 향락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한 증표라고 생각된다.

하긴 요즘 "돈벼락"을 맞은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다는데 이런 사회현상이
결국은 먹고 마시고 놀고 하는 업종의 활황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할 때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물론 민주국가에서 자기돈갖고 음식점을 하던, 술집을 하던 누가 뭐랄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런 판단과 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남이 아닌 우리들
자신이라는 생각을 모두가 한번쯤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IMF한파를 맞아 "이러다 모두 죽는다"며 마음을 다잡던 때가 이제 겨우 2년
아닌가.

사회 전체적으로 우리의 경제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보는 마음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백찬혁 < 서울 종로구 혜화동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