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인테리어 전문가들은 21세기에 유행할 건축양식중 가장 주목해야할
트렌드의 하나로 미니멀리즘을 꼽았다.

단순하고 깨끗하며 절제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은 이미 인테리어
뿐만 아니라 패션과 각종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패션분야에서는 1990년대 중반 독일 디자이너 질샌더와 이탈리아의
프라다가 미니멀룩을 선보여 전세계 여성들의 옷차림을 바꿔 놓기도 했다.

과장없는 옷선, 주머니 하나 달린 정도의 단순한 장식, 한톤 낮춘 색상
등이 지적인 현대여성들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이때의 미니멀 열기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전문가들은 "사회가 복잡해지고 생활방식이 다양해질수록 이로부터 탈피
하고자 하는 욕구가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단순미를
으뜸으로 치는 미니멀리즘이 21세기에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사실 이 유행사조는 1960년대 어렵게 얘기하기 좋아하는 지식인이나 권위와
품위를 지키려는 권력자들로부터 벗어나려는 음악인및 미술가들의 작은
움직임에서 비롯됐다.

단순한 느낌을 꾸밈없이 생활양식에 그대로 표현하고자 하는 노력이었던
것이다.

그 움직임이 순수예술을 넘어 건축양식이나 가구디자인 그리고 패션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미니멀리즘의 기본은 "기능에 의한" 디자인이다.

지나친 곡선보다는 직선을, 다양한 컬러가 아닌 모노톤을, 장식적인 디자인
보다는 실용적인 디자인을 선호한다.

또 인테리어 디자인에서의 미니멀리즘은 꼭 있어야 할 장소에 필요한 것만
그 자리에 두는 공간의 활용으로 표현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같은 공간의 미학이 동양의 자연주의적 사상과 통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서양에서 시작된 이 유행사조가 자연주의와 결합해 동양적인 젠
(선) 스타일을 연출하고 있다.

<> 공간에서의 미니멀 연출

검정과 흰색의 모노톤을 사용하거나 두가지 톤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마감한다.

또는 흰색 벽과 메플(최근 유행하는 무늬목의 일종) 계통의 밝은 나무를
바닥재로 사용한다면 은은하고 화사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때는 자칫하면 밋밋하고 단조로운 공간이 될 수 있으므로 알맞은
곳에 포인트 색상을 던져 줘야 한다.

포인트 색상은 그 공간의 색이나 질감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도 지루함을
상쇄시킬 수 있는 컬러로 고르도록 한다.

예를 들면 실내에 나무를 키우거나 가구는 자연 소재로 만든 짙은 색을
비치하는 식이다.

<> 가구에서의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즘 가구는 가죽이나 조각된 나무대신 면처럼 편안한 느낌의 패브릭
을 많이 사용한다.

이 패브릭에는 패턴을 넣는 대신 질감에 변화를 주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살린다.

또 내부에는 많은 기능을 숨겨 놓았지만 외관상으로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도록 디자인했다.

바닥과 벽면을 아무리 훌륭한 마감재로 처리해도 그에 걸맞은 가구를 함께
배치하지 않으면 성공적인 인테리어가 아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가구디자인은 짙은 색의 나무나 거친 질감의 나무로
만든 것 또는 빛의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패브릭 소재의 가구 등이다.

이밖에 단순한 형태의 금속으로 만들어졌지만 강한 인상을 주는 가구도
눈길을 끌고 있다.

공간의 완성도를 높여 주는 또 하나의 요소로 조명을 꼽을 수 있다.

어느 밝기에 어떤 빛을 썼느냐에 따라 실내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히 단순미를 강조하는 미니멀리즘 공간에서 빛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제 조명은 쾌적한 조도를 형성해주는 단순 매개체에서 벗어나 인테리어의
중요한 포인트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따라 최근에는 조명디자이너라는 직업도 각광받고 있다.

< 설현정 기자 sol@ked.co.kr >

[ 도움말 = 디자인 스튜디오 인터폴리오(02-515-4400)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