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을 맞아 첫번째로 치러지는 제16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경제계
인사들이 대거 도전장을 던졌다.

IMF 관리체제 이후 경제 문제를 해결한 전문 관료나 기업가, 벤처 신화를
일궈낸 인사들이 국민들로부터 큰 신망을 받자 많은 경제계 출신들은 이를
기반으로 총선 출진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또 새천년민주당과 한나라당 등 여야도 정쟁과 파벌정치에 식상한 유권자들
이 기성 정치인 보다는 참신한 경제 전문가를 선호함에 따라 경제계 인사를
영입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6년의 15대 총선에서는 20여명의 경제계 출신들이 신진 정치인으로
등장했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무소속을 포함, 무려 1백50여명이 여의도 입성
을 노크중이다.

현재 기존 정당에 영입된 인사만도 80여명에 이른다.

지난 15대 총선때에는 재력을 갖춘 기업가들이 대다수였으나 이번에는
금융계, 경제관료, 경제연구소 출신 인사는 물론 정보통신 및 벤처기업가에
이르기까지 정치 지망생의 범위가 다양해졌다.

새천년민주당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을 얼굴로 내세우며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 박병재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 곽치영 전 데이콤 사장, 전수신
전 삼성라이온스 사장, 정지태 전 상업은행장 등 거물급 인사를 대거 영입
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의 최대 접전지로 꼽히는 수도권에 이들을 집중 배치,
"경제 전문가 벨트"를 형성해 여당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자민련도 경제관료 출신인 정해주 전 국무조정실장 등을 내세워 정책 정당
으로서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한 재계 인사들이 입당을 꺼려
영입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김만제 전 포철회장과 이한구 전 대우경제
연구소 사장 등을 간판으로 내세워 텃밭인 영남과 접전지인 수도권에서의
일전에 대비하고 있다.

경제계 출신 인사들은 정치에도 시장경제 원리를 도입하고(전성철 경제
칼럼니스트) 국회를 정책 대결의 장으로 만들겠다(이한구 소장)는 다부진
포부를 밝히고 있다.

합리적 경제 마인드를 강점으로 가진 이들이 몇명이나 의사당에 들어가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낼지 벌써부터 정치권의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김남국 기자 n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