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세는 지난해 11월 중순의 대우채 환매전 상황과 너무나 닮았다.

주가 흐름이 그렇고 국내외 변수가 그렇다.

오는 2월초 미국이 금리 추가인상 여부를 결정지을 시점이고 오는 2월8일
부터는 대우채 95% 환매가 허용된다.

지난해 11월에도 대우채 환매비율 80% 확대와 미국 금리인상이 맞물려
있었다.

물론 지금은 환율급등과 유가급등이라는 다른 변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당시와 비교해보면 주가가 언제쯤 본격적으로 반등할지
시사해주는 바가 적지 않다.

대우채의 80% 환매가 허용된 것은 지난해 11월10일이었다.

주가는 약 두달전인 9월 중순부터 미끄러져 내렸다.

회사채수익률은 10.43%까지 높아졌다.

종합주가지수는 9월14일 980을 고점으로 계속 하락했다.

10월27일 793선까지 폭락했다.

동시에 회사채 금리는 8.03%로 떨어졌다.

이때를 바닥으로 주가는 반등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거래일 기준으로 30일간의 긴 조정을 거친 후였다.

환매 확대 첫날인 11월10일 938선을 회복했다.

이후에도 오름세가 지속돼 11월16일엔 1,007선을 뚫어냈다.

한편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세번째 금리인상을
준비하고 있었다.

세계 주가가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의 발언이나 미국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 고용통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금리인상은 11월16일 단행됐다.

이번 FRB의 네번째 금리인상 예상시기는 오는 2월초다.

외국인과 투신사의 매매 패턴도 당시와 비슷하다.

국내 투신사는 10월초부터 11월9일까지 9천2백3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조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올들어 지난 20일 현재까지 외국인은 7천2백72억원을 순매수했다.

순매도를 보이던 투신사는 순매수로 돌아섰다.

1월13일부터 20일까지 연일 순매수해 그 규모가 6천1백99억원에 달했다.

2월8일 대우채 환매를 앞둔 종합주가지수는 1월4일 1,059.04 고지에
오른 후 20일 현재 13일째 조정을 받고 있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