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스캔들에 시달리고 있는 헬무트 콜 전독일 총리는 의회조사위원회
에 자금을 제공한 익명의 기부자 명단을 밝힐 것이라고 23일 말했다.

콜 총리는 이날 언론매체에 보낸 성명을 통해 "조사위원회에 기부자 명단을
넘겨 줄 것"이라며 "갖가지 억측을 규명하기 위해 명단 제출에 동의해준
기부자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기부자의 명단이 세상에 공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콜 총리는 이 성명에서 라우 독일대통령과 티에르세 의회의장 등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에 기부자의 이름을 밝히겠다고 말했으나 명단제출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콜 총리의 대변인은 콜 총리가 기부자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는 발표
를 부인했다.

콜 총리와 그의 기민당 비자금스캔들은 작년 10월 독일남부의 아우구스
부르크 검찰이 지난 91년에 있었던 군수업체 티센의 무기중개상 칼하인츠의
정치자금 기부문제를 조사하면서 비롯됐다.

최근에는 프랑스 석유업체 엘프가 지난 92년 동독정유회사 로이나를 인수
하면서 기민당에 8천5백만마르크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스캔들이
확산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