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법원은 24일 총선시민연대의 공천반대 인사 명단 발표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회피하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 명단발표 자체는 "위법"이라면서도 처벌에 대해서는 선거법
개정작업이 진행중이라는 이유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검 공안부는 이날 "총선시민연대의 공천반대 명단 발표가 선거법에
어긋나는 지에 대해 관련법률을 정밀검토중이지만 선거법 개정작업의 추이를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검은 다만 선관위나 당사자의 고소나 고발이 있을 경우엔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이에 따라 공천반대자 명단에 오른 정치인들이 총선시민연대를 명예훼손
이나 사전선거운동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할 경우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러나 "선거법 개정이 끝날 때까지는 자료수집에 주력할 방침"
이라고 밝혀 성급하게 수사에 나서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일부 검사들은 "시민단체의 취지에 공감한다"며 "그러나 현행법 위반
사실이 명백한데 처벌하지 않으면 앞으로 다른 선거사범을 수사하는 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처벌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법원 관계자들도 "선거법 제87조 등에 대한 개정 논의가 진행중이어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다.

서울고법 K판사는 "총선연대의 발표는 현행법상으로는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될 뿐 아니라 선거법 87조 위반"이라며 "그러나 선거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법 여부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지법의 L부장판사는 "사전선거운동을 좁은 의미로 해석하면 공천반대자
명단 공개만을 가지고 선거법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설사 법률위반이라
하더라도 형사처벌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 김문권 기자 m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