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매자금 대출제도는 그 개념을 기업구매전용 카드에서 본떴다.

작년 4월부터 한미 하나 신한은행 등이 기업과 제휴해 기업구매전용 카드를
선보여 새로운 결제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기업구매전용 카드방식의 결제가 결국 기업구매자금
대출제도에 흡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구매전용 카드를 통한 거래는 납품업체가 가맹점이 되고, 구매기업이
카드이용자가 되는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구매기업은 은행등을 통해 카드를 발급받아 물건을 살 때마다 카드로 결제
한다.

납품업체는 일정기간후에 카드대금을 받는다.

구매카드를 통한 결제는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다 어음처럼 발행비용이
들지 않는다는게 장점이다.

그러나 납품업체들은 신용카드 가맹점들이 수수료를 내듯이 판매대금의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수수료는 월 0.8% 정도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9.6%에 이른다.

기업구매자금 대출의 경우 은행들은 취급실적에 따라 한은에서 총액한도
자금을 지원받는다.

연 3%의 저리자금이다.

은행 입장에선 연 6~7%로도 돈을 빌려줄 수 있다.

지금도 은행들은 3%의 총액한도자금을 지원받아 최저 6% 수준으로 상업어음
을 할인해 주고 있다.

기업구매전용 카드보다 금리가 싸기 때문에 기업들은 기업구매자금 대출을
선호할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더구나 대기업계열이라도 30대에 속하지 않는 한 총액한도지원 대상이 된다.

그러나 개념은 비슷하지만 기업구매전용 카드에 대해선 총액한도자금을
줄수 없다는게 한은의 입장이다.

기업구매자금 대출은 은행계정이어서 지원이 가능하지만 기업구매전용
카드의 경우 카드계정이라서 곤란하다는 것이다.

구매전용 카드를 쓰고 있는 은행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업구매자금 대출은 구매기업이 이자를 물어야 하고
구매기업의 부채비율이 올라 간다는게 문제"라며 "약속어음이 없어지는 대신
환어음이 새로 생겨 절차가 번거로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카드를 쓰면 전자적인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져 거래비용이 훨씬 절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