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경제가 확산되면서 정보빈부격차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자상거래, 사이버 증권및 뱅킹, 원격 의료 등 인터넷이 생활양식을 바꿔
놓고 인터넷 비즈니스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면에는
정보독점이 부의 독점을 가져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인터넷 경제의 "그늘"은 이미 사이버공간에서의 사기나 해킹 등
단편적인 수준을 넘어 계층간 정보불평등이라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확산
되고 있다.

정보접근 능력의 차이가 계층간 이질적인 문화를 만들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같은 역기능에 대한 대비가 거의 전무할 뿐아니라 그에 대한
사회적인 컨센서스도 이뤄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모두가 인터넷 산업이 만들어내고 있는 새로운 젊은 거부들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질 뿐이다.

인터넷의 뒤안길로 밀려나고 있는 계층 등에 대해서는 논의조차 없다.

<> 정보 빈부격차가 심화된다 =계층.연령.지역간 정보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학력별 정보화 편차가 심하다.

초등학교 졸업 이하 교육수준(가구주)의 가정과 대졸이상 학력 가정의
컴퓨터 보유율은 6배이상 차이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한국정보문화센터).

지난해 상반기 현재 컴퓨터의 가정보급률은 중학교 졸업이하 계층이 31.8%
선이었으며 이중 초등졸 이하는 10가정중 1곳 정도에만 컴퓨터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고졸 가정은 45.6%, 대졸이상은 67.8%의 보유율을 보였다.

인터넷 이용률도 마찬가지다.

대졸이상 가정은 26.4%가 인터넷을 쓰고 있으나 중졸이하는 3.4%에 그쳤다.

초등졸이하 가정의 인터넷 이용률은 1%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빈부계층간 정보불평등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월 1백만원 미만 가정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곳은 7.4%.

반면 4백만원 이상 가구는 41.7%였다.

이같은 격차(34.3%포인트)는 1998년말 인터넷 이용률 격차(23.1%포인트)에
비해 훨씬 벌어진 것이다.

연령층에 따른 정보격차도 만만찮다.

20대의 19.6%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데 반해 50대이상은 6.7%에 그쳤다.

지역간에는 정보화 기반시설에서 심각한 차이를 드러낸다.

지난해 3.4분기 현재 PC통신사업자, ISP(인터넷서비스 제공업체), IP
(정보제공업체) 등 정보습득 기반이 되는 부가통신사업자(2천1백69개)의
74.4%가 서울 수도권에 몰려 있다.

강원지역에는 0.6%, 광주 전남지역에도 전체의 2.8%만이 소재하고 있다.

서울 수도권과 지방의 정보 격차를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 정보격차는 곧 빈부격차 =요즘 가장 각광받고 있는 산업은 인터넷및
정보통신 분야다.

이곳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정보력이 승패를 결정한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정보접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부를 독점하는
현상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

새롭게 떠오른 신흥갑부들은 하나같이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주무르는
20-30대다.

불과 1-2년 사이에 재산이 수백억-수천억원대로 늘어난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재웅, 새롬기술 오상수, 인터파크 이기형, 코네스 이태석 사장 등은 모두
30대의 인터넷 기수들이다.

<> 문화이질화 현상 심화된다 =계층간 문화괴리 현상도 심각한 문제다.

연령 계층간 문화단절이 대표적이다.

40대만 돼도 인터넷에 익숙한 10-20대의 생활문화를 이해하기 어렵다.

n세대라고 불리는 10-20대는 조직보다 개인적인 생각을 우선한다.

시공을 초월해 인터넷안에서 생활하다 보니 밤에 일하고 낮에 놀기도 한다.

때로는 일에 몰두하면서 24시간을 컴퓨터 앞에 있기도 한다.

n세대의 언어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상에서 주고받는 축약어가 현실 세상에서 그대로 통용된다.

"강추(강력히 추천한다)" "고딩(고등학생) 대딩(대학생)" 등이 그 예다.

미국 네티즌들이 "You are."를 "ur."로 사용하는 것과 같다.

<> 광속경제와 재래산업 =경제성장의 주력 엔진이 정보통신및 인터넷 산업
으로 바뀌고 있다.

종전 핵심산업이었던 자동차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은 차츰 주변으로
밀려나고 있다.

산업별 성장률이 이를 극명하게 나타낸다.

지난해 3.4분기까지 컴퓨터 멀티미디어콘텐츠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산업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58%의 매출 성장을 보였다.

반면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일반 제조업은 19.2%, 농림어업은 2.8%
늘어나는데 그쳤으며 건설업의 경우는 오히려 10.5% 줄었다.

대기업 중견기업 할것없이 모두가 정보통신및 인터넷을 신규사업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 삼성 LG SK 등은 계열사별로 인터넷 사업팀을 신설, 전자상거래 등의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으며 인터넷 전문업체와의 제휴도 활발히 추진중
이다.

<>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같은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민 전체
를 대상으로 인터넷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또 저소득층을 위해 저가의 PC가 공급될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인터넷 이용료를 낮춰 소득에 관계없이 인터넷을 언제든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게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역간 정보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간및 부가통신사업자들이 지방
에서 충분한 수익을 올리며 사업을 벌일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 동사무소 우체국 도서관 학교등을 정보이용센터로 만들어 오지의 주민들
도 손쉽게 인터넷을 활용할수 있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김철수 기자 kcs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