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떼지어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들의 모습을 보면 위계질서가 명확한
군대의 모습이 떠오른다.

철새들은 잘 훈련받은 군인처럼 질서정연하게 V자 형으로 날아간다.

새들이 이런 형태로 나는 이유는 체력소모를 최소화해서 오래 날기
위해서다.

철새는 보통 장거리를 이동한다.

장거리 이동에 필수적인 것은 체력이다.

그러므로 철새들은 자기 나름대로 체력을 덜 소모하는 비행기술을 개발해
왔다.

체력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적은 날갯짓으로 공중에 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새가 날갯짓을 하면 날개 뒤로 일종의 소용돌이가 만들어진다.

새의 날갯짓으로 생성된 소용돌이는 날개 바깥쪽 공기의 흐름을 상승시킨다.

따라서 공기가 상승하는 곳에 위치한 새들은 적은 날갯짓으로 공중에 떠
있을 수 있게 된다.

즉 뒤의 철새는 앞에 있는 철새의 바깥쪽에 위치해 보다 손쉽게 날아갈수
있는 것이다.

이런 원리를 최대한 이용한 것이 바로 V자형의 모습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