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벤처 창업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잘 나가던 직장인들이 잇따라 사표를 던지고 인터넷이 만들어내는 ''기회의
땅''을 찾아 창업대열에 뛰어들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사람 잘라내기에 바빴던 대기업들이 이제 나가는 인력들
붙잡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정도다.

대학생 벤처 사장의 등장은 이미 뉴스거리도 아니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대기업중 하나인 SK텔레콤은 신입사원 63명중 10여명
이 이달초 입사와 동시에 회사를 그만두고 벤처기업 행이나 창업의 길을
택했다.

''벤처 열풍''이 몰고온 세태의 변화다.

투자자들도 구름처럼 몰려들어 벤처캐피털은 물론 대기업과 개인(엔젤
투자자)들까지 벤처투자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참신한 기술이 있다고 해서 말처럼 쉽게
벤처를 창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창업 지망자는 돈이 필요하지만 괜찮은 투자자를 만나기 힘들고 돈을 가진
투자자는 쓸만한 벤처기업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실제 악덕 투자자에게 걸려 사업 아이디어는 물론 힘들여 만든 회사까지
고스란히 빼앗기는 벤처창업자가 있는가 하면 "사이비 벤처"의 허황된 사업
내용에 속아 낭패를 보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상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사전에 얻을 수 있는 창구가 없기 때문이다.

그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선 사람이 있다.

벤처포트(www.ventureport.co.kr)의 한상기(41) 사장이다.

한 사장은 "인터넷 벤처창업과 투자의 모든 것을 제공한다"는 사업목표를
내걸었다.

벤처기업의 사업방향 설정, 사업계획 수립, 자금조달 방법 등을 도와주는
컨설팅이다.

벤처기업과 투자자에 대한 정보를 미리 파악해 서로 궁합이 맞는 짝을 찾아
주는 것이다.

회사를 만든 지 5개월이 안됐는데도 이미 IMDB 뉴스플라워 등 이미 4개
벤처기업에 대해 투자유치를 포함한 컨설팅을 마쳤고 현재 10여건의 사업을
진행중이다.

삼성증권 M&A팀, 다국적 컨설팅그룹인 언스트&영 등과 업무제휴도 맺었다.

벤처포트의 이런 왕성한 활동을 뒷받침하는 것은 풍부한 실전 경험이다.

한 사장을 포함, 컨설턴트 5명 모두가 대기업 및 정보통신업체에서 인터넷
및 통신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실무자들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인공지능 분야를 연구,박사학위를 딴 한 사장은
삼성전자 멀티미디어 추진실, 기획실, 미디어서비스 사업부 등에서 8년
가까이 실무를 익혔다.

나머지 컨설턴트도 천리안 IBM 삼성SDS 출신들이다.

컨설팅 의뢰업체들의 기술이나 사업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물론이고 추상적 설명보다 실전적이고 구체적인 처방을 내려주는게 벤처포트
컨설팅의 특징이다.

국내외에 구축돼 있는 방대한 인적 네트워크도 벤처포트를 떠받치고 있는
다른 축이다.

현재 자본금 4억5천만원의 벤처포트에 소액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변호사
회계사 펀드매니저 등 각계 전문가 30여명은 벤처포트의 결정에 따라 언제
든지 엔젤투자자로 변신할 수 있는 투자자 풀(pool)이다.

또 아시아벤처캐피털 드림캐피털 등이 제휴 단계에 들어가 있으며 해외에는
필립스홍콩 팬택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투자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체제가
구축돼 있다.

벤처기업의 잠재력을 발견해내는 치밀한 분석능력도 빼놓을 수 없다.

벤처포트는 오는 2월초 증자 예정인 벤처기업 IMDB의 가치를 20배 이상으로
높여 투자를 유치했다.

벤처포트는 이 회사의 사업성과 성장성을 보여주기 위해 미국의 인터넷
산업을 분석, 관련 기업의 주가 흐름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하는 독특한 투자
홍보(IR) 기법을 구사했다.

정식 컨설팅 계약을 맺지 않은 기업및 엔젤투자자를 위한 컨설팅 프로그램도
마련중이다.

이들 일반 투자자들은 알고 싶은 사안이 생겼을 경우 인터넷을 통해 컨설팅
을 받을 수 있다.

주로 투자가치가 있는 벤처기업의 현황이나 인터넷 시장흐름에 관한 정보가
제공된다.

특히 "벤처포트 리포트"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될 인터넷 시장정보는 리눅스
등 특정 분야의 세부 사업영역에 대해 설명해 준다.

또 영역별 투자매력도, 외국 업체의 한국 진출 현황, 국내 업체의 경쟁력
등도 분석해 준다.

벤처포트는 앞으로 진정한 벤처 컨설팅 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벤처
인큐베이터"를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2월초 2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설립, 직접 운영할 방침이다.

이 펀드는 기존 벤처캐피털과는 달리 걸음마 단계의 벤처기업에 5천만~
2억원 규모의 종잣돈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미 투자 참여자들이 확정됐으며 이름도 "VIP 펀드"로 정했다.

한 사장은 "국내에 많은 벤처캐피털이 있으나 모험성이 높은 진정한 초기
벤처기업에 제대로 자금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VIP 펀드가 그 일을 맡겠다는 것이다.

이 펀드가 성공하면 50억원 이상의 비교적 규모가 큰 펀드를 설립, 성장단계
에 있는 다양한 벤처를 지원할 계획이다.

"벤처 컨설팅은 벤처기업과 투자자의 윈윈(Win-Win) 게임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전략적 제휴차원에서 벤처기업의 e비즈니스와
어울리는 대기업의 투자를 유도해야 합니다"

벤처와 투자자를 만나게 함으로써 서로 시너지효과가 발생하는 투자(Smart
money)를 이끌어 벤처 강국의 꽃을 피우는데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한 사장의
포부다.

< 김철수 기자 kcsoo@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