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창업투자의 이희규(39) 파트너는 벤처캐피털 업계에선 새내기다.

지난 98년 10월 벤처투자 전문가로 변신해 경력은 불과 1년 남짓이다.

하지만 그는 LG창투의 차세대 대표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한햇동안 무려 12건의 투자를 성사시킨 것.투자 규모로도 단연 사내
선두이다.

지난해 LG창투의 순수 벤처투자액의 40% 가량인 1백억여원이 그의 손을 거쳐
나갔다.

이 파트너가 투자한 벤처기업은 주로 정보통신 하드웨어 분야에 집중돼
있다.

현대전자 위성사업단 출신들이 창업한 밀리트론,하드디스크 설계분야의
유망 기술을 가진 유니와이드,지문인식기술을 개발하는 니트젠 등이 대표적인
투자기업들이다.

자동차 관련 정밀측정기기를 생산하는 네스테크를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올려놓는 등 투자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왕성한 투자는 탄탄한 엔지니어 경력과 풍부한 기업실무 경험에서
비롯됐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80학번인 이 파트너는 지난 86년 한국통신에서 TDX-1
(전전자교환기) 상용화 인증업무를 맡았다.

93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자동제어(시스템엔지니어링) 연구로
전기공학 박사를 받고 5년간 동양시스템하우스에서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
와 인터넷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담당했다.

특히 지난 97년 동양그룹의 미국 현지 벤처캐피털회사인 알토스벤처에
파견돼 벤처 본고장의 비즈니스와 캐피털을 배웠다.

또 97년말 1년여간 반도체 장비업체인 훼스텍에 들어가 벤처기업 현장분위기
익혔다.

이 파트너의 벤처 투자방식은 독특하다.

우선 정보통신의 각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업들을 주요 투자거점으로 고른다.

다음엔 이들과 관련된 회사를 찾아나선다.

투자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면 기업끼리 서로 약점을 보완할 수 있고 투자의
시너지 효과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자신의 투자전략을 중국에 시장경제의 씨앗을 뿌린 덩샤오핑의 개방
정책에 빗댄다.

"중국이 워낙 넓기 때문에 덩사오핑은 점.선.면 정책을 폈습니다. 상하이
광저우 등 거점 도시를 우선 육성한 다음 이들을 연결하는 교통로와 인접도시
를 차례로 개발한 것이지요. 그리고 점차 내륙으로 전진해갔습니다. 벤처기업
투자도 이 전략에서 배울 점이 많아요"

그의 희망은 창업 초기의 벤처기업을 발굴해 코스닥과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데뷔시키는 것.

또 해외 투자에도 관심이 많다.

이미 미국 실리콘밸리의 엑시오커뮤니케이션과 테레사에 총 1백50만달러를
투자했다.

앞으로도 매년 2~3개의 유망 해외업체에 투자할 계획이다.

(02)3467-0515

< 정한영 기자 ch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