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장치가 국내 기술진에
의해 독자적으로 개발됐다.

기상청은 25일 서울대 대기환경연구소(소장 강인식 교수)와 공동으로
적도 태평양상의 해수면 온도 변화를 예측해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중간단계 해양 통계대기 접합모델"을 개발,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호주 일본 등 일부 기상 선진국의 전유물로만 여겨져
왔던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의 감시와 이상기후에 대한 장기예측이
국내에서도 가능하게 됐다.

박정규 장기예보과장은 "그동안 자체기술이 없어 엘니뇨와 라니냐가
일으키는 각종 기상재해에 대해 외국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새 모델 개발로 엘니뇨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특히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미국 해양대기연구소(COLA)나
국제기후예측연구소(IRI)의 엘니뇨 예측모델(LDEO2) 등의 문제점을
개선한 것"이라며 "실제 지난 97년과 98년 사이의 엘니뇨 현상에 대해
실험을 한 결과 다른 모델에 비해 예측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판명됐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앞으로 엘니뇨와 라니냐 예측자료를 뽑는대로 농림부와
해양수산부 등 관련 정부부처와 유관기관에 제공,기상재해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엘니뇨란 스페인어로 "남자아이"라는 뜻으로서 적도 동태평양 해역에서
이상 고수온 현상이 지속되는 것을 말하며 "여자아이"를 의미하는
라니냐는 반대로 이상 저수온 현상이 지속되는 것을 일컫는다.

손성태 기자 mrhand@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