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정보통신및 인터넷관련주의 열풍속에서 PCB(인쇄회로기판) 관련
종목도 예외없이 소외당했다.

PCB업종의 대표종목인 대덕전자와 코리아써키트의 최근 주가는 지난해 11월
중순에 비해 38~49%나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종합주가지수는 8.0% 하락하는데 그쳤다.

과연 PCB업종의 주가가 시장평균 수익률을 밑돌 만큼 업황이 비관적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최근의 디지털 및 네트워크관련 기기의 호황과 PCB업황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전망은 밝다.

PCB수요의 80%가 이들 컴퓨터와 통신기기, 정보가전등에 집중돼 있기 때문
이다.

각 전방산업별로 향후 예상되는 테마와 PCB수요와의 관계를 살펴보자.

먼저 PCB수요의 30% 안팎을 차지하는 컴퓨터산업은 저가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확산으로 국내외 모두 20% 정도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국내 업계가 강점을 갖고 있는 에폭시수지계열의 다층PCB 수요 확대를
의미한다.

IMT-2000과 디지털TV로 대변되는 신규 서비스의 등장도 PCB수요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올해부터 시험방송에 들어가 2001년 수도권지역을 중심으로 본방송을
개시하는 디지털TV는 기존의 아날로그 TV에 비해 PCB가 최소한 5배이상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액상으로는 10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단일 전자제품중 PCB밀집도가 가장 큰 PC에 버금가는 수요가 디지털
TV에서 창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 컴퓨터에 이어 제2의 수요산업인 통신기기에서는 이동전화단말기의
성장이 두드러져 보인다.

올해 국내 휴대전화기업체의 수출계획을 보면 지난해보다 두배이상 늘어난
약 3천7백5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필연적으로 PCB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밖에 해외요인으로는 중국및 대만산과 치열한 가격경쟁을 해야하는 업계
특성상 환율변동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해외업체들이 자체생산 대신 전문PCB업체로 OEM물량을 늘리고 있는
점은 국내 PCB업체들에게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관련종목의 주가는 적정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일까.

업체별로는 코리아써키트 새한전자 대덕전자등의 현주가가 적정주가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덕산업도 디지털 가전용 PCB의 매출이 예상돼 상승여력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회사의 올해 주가수익비율(20일 종가기준)은 평균 8.3배로 시장평균인
10.3배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 도철환 대우증권 조사부 연구위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