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엿가락처럼 녹아내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순이후 형성됐던 박스권의 아랫쪽이 열렸다.

지루한 박스권이 붕괴되자 하락세를 보였던 지난해 7월12일이후의 상황과
너무나 닮았다.

수급이나 각종 변수들을 제외하고 주가흐름상 그렇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자 시장관계자들은 어디서 지지선을 설정해야 할지 난감해 하고
있다.

믿었던 몇차례의 지지선이 속속 붕괴되니 할말을 잊은 분위기다.

특히 26일 주가지수 200일 이동평균선마저 허물어지자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주도주가 없는데다 거래량등 시장에너지 역시 침체돼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850선을 또 하나의 지지선으로 여기고 있다.

그나마 200일 이동평균선이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어 재상승의 희망은 살아
있다고 한다.

<>지난해 7월이후 박스권 형태 =지난해 7월12일 1,052.60의 고점을 기록한
이후 8월18일 868.94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했다.

이러한 박스권이 깨진 것은 9월29일이었다.

868.88로 떨어졌다.

이후 종합주가지수는 하락세를 거듭해 10월27일 793.42의 바닥을 형성했다.

이 기간동안 거래량은 4억8천만주, 3억2천만주, 2억5천만주대를 보였다.

<>지난해 11월중순이후 박스권 형태 =올 1월5일 1,059.04의 고점을 기록했다

박스권의 하단은 1월14일 948.03.

이후 이 선이 붕괴되면서 하락세가 계속됐다.

900선이 뚫리고 890선이 붕괴됐다.

거래량은 1억9천만주, 2억2천만주, 2억4천만주대였다.

<>지지선은 어디에 =1차,2차 지지선이 붕괴된 이후 전문가들이 잡은 3차
지지선은 888선이었다.

지난 10월말이후 연초까지의 상승폭에서 61.8%가 하락한 선이다.

전문가들은 888선이 무너져 지난 10월 W자형 바닥을 형성했을 때 중간지점인
850선을 4차 지지선으로 설정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더욱 우려하는 것은 26일 주가 200일 이동평균선인 890선이 무참히
깨져버렸다는 것.

기술적 분석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큰 사건"이라고 말했다.

200일은 거의 일년간의 주가추세에 해당하는 선이다.

경기선이라고도 표현했다.

일부 전문가는 단순히 기술적인 분석상으로만으로 따지면 대세상승이
마무리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대세상승기였던 지난 86~88년, 92~94년에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

여러차례 200일 이동평균선이 위협받거나 붕괴된 적이 있다.

LG증권 투자전략팀의 윤삼위 조사역은 "주가가 일시적으로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처졌다"며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아직 200일선 자체가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200일선 자체가 꺾이고 주가가 이선을 밑돌아 회복하지 못할 경우엔 조정이
상당히 길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들은 "투자심리의 안정이 최우선 과제"라며 "이를 위해서는
미국 금리인상, 대우채 환매, 자금시장안정등 시장을 억누르고 있는 갖가지
악재가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