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두 벤처기업과 자산운용사가 벤처지주회사를 설립해 오는 3월부터
1조원 규모의 국민벤처펀드 조성에 나선다.

미래산업 메디슨 다우기술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다음커뮤니케이션 네띠앙
등 7개 벤처기업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6일 코리아인터넷홀딩스(KIH.가칭)를
설립하고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발기모임을 가졌다.

총 자본금이 1백억원인 KIH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1조원 규모의
국민벤처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KIH는 초기 인터넷 기업을 대상으로 자금 지원은 물론 경영컨설팅과
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해 주는 등 다각도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KIH의 대표이사에는 김동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선임됐다.

박현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최소 5년 정도의 장기 뮤추얼펀드 방식
으로 펀드를 모집할 계획"이라며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펀드 참여단위를 최소 1백만원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규모가 1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 1백만명의 국민이 참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민화 메디슨 회장은 "KIH에 출자한 벤처기업들이 각각의 경영노하우를
살려 벤처기업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는 등 각종 경영
컨설팅을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대상기업은 현재 2천개 이상의 실험실벤처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있는 4천여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IH를 이끌어 가게 될 김동재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오고 미국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서 경영컨설턴트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는 "벤처기업이 최적의 상태에서 경쟁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벤처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며 "국내 벤처기업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망한 신생벤처기업들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설립한 지주회사
외에 국내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지난해말 소프트뱅크홀딩스코리아라는 지주회사를
설립, 2년동안 국내 1백여 벤처기업에 1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벤처기업이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지게 된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그러나 KIH에 출자한 기업들
중 현재 자체적으로 벤처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이 대부분이어서 투자의
객관성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이방실 기자 smil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