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회장의 표정은 장거리 비행에 다소 지친듯 했으나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
이었다.
이 회장은 이날 부인 홍라희 여사의 손을 꼭 잡고 둘째딸 서현양을 대동,
김포 1청사를 통해 입국했다.
공항에는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이종기 삼성화재 회장, 현명관 삼성물산
부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등 그룹 고위
경영진이 영접을 나왔다.
이 회장은 이날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별세한 모친 박두을 여사
장례에 참석하지 못한데 대해 안타깝다"는 심정을 피력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삼성서울병원에서 폐부근의 림프절 암 진단을 받고 12월
12일 출국, 미국 휴스턴의 MD앤더슨 암센터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삼성측은 "미국 현지 의료진이 이 회장 치료가 잘 진행되고 있어 완치를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27일 용인에 있는 모친 묘소에 들른뒤 31일 서울대에서 명예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을 예정이다.
서울대는 반도체 산업 육성과 국내 기업 연구개발(R&D)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이 회장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외국 국가원수나 석학 90여명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으나
국내 인사에 대해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희승(국어학자)
조백현(서울대 농대 교수) 이태규(유타대 교수) 김수환(추기경) 등 5명에게만
명예박사 학위를 주었다.
이 회장의 서울대 명예박사 학위는 이에 따라 한국인으로는 6번째, 기업인
으로는 최초가 된다.
서울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외국인으로는 2차대전의 영웅인 미
더글러스 맥아더장군(48년 명예법학 박사), 전 주한 미군사령관 존 하지장군
(49년 명예 법학박사) 에디오피아의 하일레 셀라시에 전 황제 등이 있다.
<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