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디지털시대와 벤처거품 .. 이진주 <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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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주 <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장 >
2000년1월24일.
이날 오전 서울 강북 프레스센터에서 있었던 총선시민연대의 공천반대
대상정치인 66명의 명단발표는 아날로그 시대의 조종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서 3백여명의 벤처업계 대표 등이 참석한
"새천년 벤처인과의 만남" 행사는 디지털시대의 본격적 도래를 과시하는
것이었다.
아날로그 시대의 "닫힌 사회"를 대표하는 정치계가 누려왔던 요지부동의
막강한 힘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시민운동단체의 "열린 힘"에 의해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는 디지털시대로의 행진곡으로 비유할 만하다.
지난 연말 아날로그시대의 잣대인 매출규모나 종업원수로는 중소기업에
불과한 "새롬기술"이 디지털시대의 잣대인 시장가치로 2조원을 넘어 3조원을
육박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 싯가총액이 10대 대기업 그룹의 몇 개 하위그룹의 것을 합한 총액에
버금갔다.
이런 현실을 두고 벤처기업의 경이로움에 찬탄을 보내야 할지, 대기업의
쇠락에 한탄을 해야 할지 많은 사람에게 적잖은 가치상의 혼란을 불러일으
켰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은 두번째 천년 20세기의 아날로그시대가 가고, 세번째
천년 21세기의 디지털 시대가 온다는 큰 흐름에 대한 적확한 판단에서는
생길 수가 없다.
이제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신천지가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오히려 논란의 초점은 디지털시대의 총아인 벤처붐이 거품인지 아닌지,
중소기업청에 등록된 5천여개의 벤처기업이 모두 진짜 벤처인지, 아니면
무늬만 벤처인 "짜가"가 얼마나 섞여 있는지에 있는 것 같다.
벤처붐은 대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아직 아날로그 시대의 생태계 찌꺼기가 적지 않은 거품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은 e-비즈니스로의 격변기이다.
역동적인 급류가 굽이굽이 흐르면서 거품을 일으키는 것은 보는 이에게
청량감을 준다.
절벽에서 힘차게 떨어지는 물줄기는 아름다운 무지개를 연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곳에서 급류타기 (rafting) 가 벤처경영이다.
그러나 계곡이 온갖 찌꺼기로 오염돼 있으면 당연히 혼탁한 거품이 일게
마련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e- business 의 "e"자, internet 의"i"자, network 의
"n"자가 아름다운 나비처럼 현란하게 훨훨 날아다니는 인기 알파벳이다.
이러한 네트워크로 얽혀진 열린 사회에서의 e- Biz 나 인터넷사업은
벤처경영에 의해서만 영속적으로 번창할 수 있다.
벤처경쟁력은 R&D 경쟁력과 기업가정신의 결합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러니까 "e"는 겉으로는 디지털시대를 가능하게 하는 전자의 electronic 을
나타내지만 속으로는 기업가정신인 entrepreneurship 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는 것도 알아야 한다.
나아가 진정한 벤처경영에 의해, 일시적인 거품이 아닌, 영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려면 "i"가 인터넷 사업뿐 아니라 이러한 사업에 필수적인 신의성실을
뜻하는 integrity 까지 포함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n"자가 네트워크 사회의 필수적 덕목인 윈윈게임인 Win n Win 의
상생정신도 아울러 뜻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법의 맹점을 이용해 인터넷 주식공매를 한 후 "먹고 튀는 것"이나
코스닥 상장후 창업자의 "팔아치우기"는 상생정신도, 신의성실(integrity)도
결여돼 있어 거품과 함께 스러져 없어질 것이다.
디지털시대의 승자는 지식경영을 기반으로 한 벤처경영인에 의해 주도될
것이다.
이들 벤처경영인은 신의성실을 바탕으로 하는 투명성 (Transparency) 의
경영을 기본으로 하여 격변의 시대에 변화의 주도자가 될 것이다.
이들은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 e-비즈니스와 인터넷 사업의 활동무대인
사이버공간에서 광개토대왕과 같은 영토확장의 전사가 될 것이다.
벤처경영은 벤처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존 중소기업도 지식집약적 기술집약적 경영단계를 거쳐 벤처기업으로
제2의 창업을 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도 주식옵션, 억대 연봉자라는 외형적으로 보이는 벤처경영뿐 아니라
벤처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진정한 벤처경영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이비 벤처기업인이 "먹튀"를 하는 것에 대한 비판을 하기에
앞서 잘못된 아날로그 풍토를 제대로 된 벤처생태계로 조성할 수 있는 정책
수립과 집행에 힘써야 한다.
또 최근 많은 벤처기업인이 사회환원의 차원에서 그늘진 곳과 e-Biz 인재
양성에 적지않은 액수를 기증하는 것에 대해 따뜻한 격려를 보내야 할
것이다.
< pearllee@kgsm.kaist.ac.kr >
-----------------------------------------------------------------------
<> 필자 약력
=<>서울대 기계공학과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과학 박사
<>생산기술연구원장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
2000년1월24일.
이날 오전 서울 강북 프레스센터에서 있었던 총선시민연대의 공천반대
대상정치인 66명의 명단발표는 아날로그 시대의 조종을 상징하는 것이었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서 3백여명의 벤처업계 대표 등이 참석한
"새천년 벤처인과의 만남" 행사는 디지털시대의 본격적 도래를 과시하는
것이었다.
아날로그 시대의 "닫힌 사회"를 대표하는 정치계가 누려왔던 요지부동의
막강한 힘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시민운동단체의 "열린 힘"에 의해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는 디지털시대로의 행진곡으로 비유할 만하다.
지난 연말 아날로그시대의 잣대인 매출규모나 종업원수로는 중소기업에
불과한 "새롬기술"이 디지털시대의 잣대인 시장가치로 2조원을 넘어 3조원을
육박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 싯가총액이 10대 대기업 그룹의 몇 개 하위그룹의 것을 합한 총액에
버금갔다.
이런 현실을 두고 벤처기업의 경이로움에 찬탄을 보내야 할지, 대기업의
쇠락에 한탄을 해야 할지 많은 사람에게 적잖은 가치상의 혼란을 불러일으
켰다.
그러나 이러한 혼란은 두번째 천년 20세기의 아날로그시대가 가고, 세번째
천년 21세기의 디지털 시대가 온다는 큰 흐름에 대한 적확한 판단에서는
생길 수가 없다.
이제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신천지가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오히려 논란의 초점은 디지털시대의 총아인 벤처붐이 거품인지 아닌지,
중소기업청에 등록된 5천여개의 벤처기업이 모두 진짜 벤처인지, 아니면
무늬만 벤처인 "짜가"가 얼마나 섞여 있는지에 있는 것 같다.
벤처붐은 대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아직 아날로그 시대의 생태계 찌꺼기가 적지 않은 거품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은 e-비즈니스로의 격변기이다.
역동적인 급류가 굽이굽이 흐르면서 거품을 일으키는 것은 보는 이에게
청량감을 준다.
절벽에서 힘차게 떨어지는 물줄기는 아름다운 무지개를 연출하기도 한다.
이러한 곳에서 급류타기 (rafting) 가 벤처경영이다.
그러나 계곡이 온갖 찌꺼기로 오염돼 있으면 당연히 혼탁한 거품이 일게
마련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e- business 의 "e"자, internet 의"i"자, network 의
"n"자가 아름다운 나비처럼 현란하게 훨훨 날아다니는 인기 알파벳이다.
이러한 네트워크로 얽혀진 열린 사회에서의 e- Biz 나 인터넷사업은
벤처경영에 의해서만 영속적으로 번창할 수 있다.
벤처경쟁력은 R&D 경쟁력과 기업가정신의 결합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러니까 "e"는 겉으로는 디지털시대를 가능하게 하는 전자의 electronic 을
나타내지만 속으로는 기업가정신인 entrepreneurship 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는 것도 알아야 한다.
나아가 진정한 벤처경영에 의해, 일시적인 거품이 아닌, 영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려면 "i"가 인터넷 사업뿐 아니라 이러한 사업에 필수적인 신의성실을
뜻하는 integrity 까지 포함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n"자가 네트워크 사회의 필수적 덕목인 윈윈게임인 Win n Win 의
상생정신도 아울러 뜻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법의 맹점을 이용해 인터넷 주식공매를 한 후 "먹고 튀는 것"이나
코스닥 상장후 창업자의 "팔아치우기"는 상생정신도, 신의성실(integrity)도
결여돼 있어 거품과 함께 스러져 없어질 것이다.
디지털시대의 승자는 지식경영을 기반으로 한 벤처경영인에 의해 주도될
것이다.
이들 벤처경영인은 신의성실을 바탕으로 하는 투명성 (Transparency) 의
경영을 기본으로 하여 격변의 시대에 변화의 주도자가 될 것이다.
이들은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 e-비즈니스와 인터넷 사업의 활동무대인
사이버공간에서 광개토대왕과 같은 영토확장의 전사가 될 것이다.
벤처경영은 벤처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기존 중소기업도 지식집약적 기술집약적 경영단계를 거쳐 벤처기업으로
제2의 창업을 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도 주식옵션, 억대 연봉자라는 외형적으로 보이는 벤처경영뿐 아니라
벤처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진정한 벤처경영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이비 벤처기업인이 "먹튀"를 하는 것에 대한 비판을 하기에
앞서 잘못된 아날로그 풍토를 제대로 된 벤처생태계로 조성할 수 있는 정책
수립과 집행에 힘써야 한다.
또 최근 많은 벤처기업인이 사회환원의 차원에서 그늘진 곳과 e-Biz 인재
양성에 적지않은 액수를 기증하는 것에 대해 따뜻한 격려를 보내야 할
것이다.
< pearllee@kgsm.kaist.ac.kr >
-----------------------------------------------------------------------
<> 필자 약력
=<>서울대 기계공학과
<>미국 노스웨스턴대 경영과학 박사
<>생산기술연구원장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