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지극히 개인적인 스포츠다.

기본폼이나 패턴이 있지만 그것에서 일탈해 있는 골퍼들이 더 많다.

이 점에선 프로들도 예외는 아니다.

남들은 ''비정상''이라 할지라도 본인들에겐 그것이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습관들이 많다.

프로들의 습관을 중심으로 매주 1회 ''골프-이것이 궁금하다?''를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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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니어PGA투어에서 활약중인 치치 로드리게즈.

그는 승리가 확정됐을 때 퍼터를 거꾸로 들고 "펜싱춤"을 추는 것과 함께
드라이버샷을 할때 2와2분의1인치(약 6.4cm)의 티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한때 이 롱티사용을 중단한 적이 있는데 그 이유가 재미있다.

"롱티를 쓰는 이유를 하루 1백번씩 질문해오는데 견딜 재간이 없어서였다"고
한다.

그가 롱티를 쓰는 이유는 정작 다른데 있다.

"어렸을적 푸에르토리코에서 자랐다.

당시에는 나무티를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티잉그라운드 옆에는 으레 모래와 물이 놓여 있었다.

그것을 혼합해서 마운드를 만들고 그 위에 볼을 놓고 티샷을 했다.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홀마다 마른 말똥을 갖다 놓고 그 위에 볼을 올려 놓고
치기로 했다.

말똥이야 어디서든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가서 마른 말똥을 가져와보라.

그 높이가 딱 2와2분의1인치다.

거기에 익숙했기 때문에 지금도 그 길이의 롱티를 사용한다.

그것이 전부다"

로드리게즈는 말똥티를 쓴 까닭에 임팩트후 머리를 빨리 쳐드는 습관이
들어버렸다.

간혹 덜 마른 말똥을 사용할 경우 얼굴에 튀는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손과 팔이 아닌, 어깨에 의한 "스윙 스루" 동작을 만들어
머리를 들지 않았을 때보다 결과면에서 낫다고 주장한다.

그의 롱티자랑은 이어진다.

"아마추어들도 티가 높으면 좋은 점이 많다.

클럽헤드가 스윙궤도의 최저점을 지나 오르막단계에서 임팩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거리가 증대된다.

많은 아마추어들이 드라이버샷을 할때 볼을 내려친다.

궤도의 최저점에 이르기도 전에 임팩트가 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롱티를 쓰면 볼이 눈에서 더 가까워져 집중하기 쉬운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 김경수 기자 ksmk@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8일자 ).